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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로봇이 온다

의사도 못 찾는 용종, 로봇이 발견 … 한국도 의료AI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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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는 지난해 5월부터 국내 스타트업 웨이센이 만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가 탑재된 기기 7대를 위·대장내시경 검사에 사용하고 있다. '웨이메드 엔도'라는 이 기기는 내시경 검사기에 연결해 사용한다. 의료진이 검사자 항문에 대장내시경을 삽입한 후 대장을 따라 움직이면 AI가 대장 내 점막과 혈관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용종 여부 등을 파악해낸다. 웨이센 관계자는 "AI 내시경을 활용할 경우 대장에서 용종을 발견할 확률이 95% 이상으로 향상된다"며 "의료진이 단독으로 검사할 때보다 발견율이 8~10% 높아졌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AI를 이용한 의료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의료 AI가 X선·CT·MRI로 찍은 정지 영상을 분석해 검진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AI가 의사의 눈을 보조하면서 내시경 검사에서 실시간으로 몸속에 질병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외과의사가 수술을 할 때 AI가 미리 환자의 CT 영상을 보고 만든 3D 영상을 실시간 확인하면서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웨이센의 AI 위·대장내시경 SW 기기 '웨이메드 엔도'는 국내 50여 개 병원에서 이미 '러브콜'을 받고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강릉아산병원과 일산병원, 중앙보훈병원 검진센터 등에서는 월 사용료를 받으며 정식으로 유료 서비스에 들어갔다. 김경남 웨이센 대표는 "3~6개월의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고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는 병원이 많아지고 있다"며 "올해부터 국내 AI 내시경 활성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서도 20여 개 병원에 지난해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휴톰은 위암 등을 수술할 때 쓰는 AI 내비게이션 로봇을 개발했다. 의료계가 지금껏 AI가 분석한 영상을 진단 보조 수단으로 썼다면, AI 내비게이션 로봇은 외과의가 위암 수술을 할 때 수술 전 시뮬레이션과 실시간 내비게이션 기능을 수행한다. 로봇 위암 수술의 권위자이자 연세암병원 위암센터장이기도 한 형우진 휴톰 대표는 "환자의 장기를 찍은 CT 영상을 AI가 분석하면 3D 영상이 생성된다"며 "외과의가 환자를 수술할 때 이 영상을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고, 영상이 알려주는 좌표대로 따라가 수술을 정확하게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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