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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 (월)

‘멈칫’ 한국 과학기술, 중국에 첫 역전당해…주요 5개국 중 꼴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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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 개막 이틀째인 지난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한 관객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메모리인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에이치비엠3이’(HBM3E) 모양이 구현된 전시관 앞에서 휴대폰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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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 과학기술 11대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처음으로 중국에 역전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정체’된 사이 중국은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과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 나가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57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한국을 비롯한 주요 5개국의 11대 분야 136개 핵심 기술을 비교 평가한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2년 주기로 실시되는 이번 평가에서,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유럽연합(EU) 94.7%, 일본 84.6%, 중국 82.6%, 한국 81.5% 차례로 나왔다.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직전인 2020년 80.1%로 평가돼 중국(80%)을 간신히 앞섰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이 1.4%포인트, 중국이 2.6%포인트 상승해 순위가 역전됐다. 중국이 한국을 앞선 건 2012년 조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조사에선 미국 대비 67% 수준이었던 중국의 기술 수준은 2022년엔 82.6%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 기간 동안 일본의 기술 수준은 93.4→86.4%로 오히려 하락했고, 한국은 77.8%에서 81.5%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이번 평가에서 2년 전과 비교해 9개 분야에서는 향상됐으나, 우주·항공·해양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개의 국가전략기술만을 대상으로 한 세부 평가에선 중국과의 기술 수준 차이가 더 커졌다.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유럽연합은 92.3%, 중국 86.5%, 일본 85.2%, 한국 81.7% 순이었다. 한국은 이차전지 분야에서 5개국 중 최고 기술을 보유했지만, 우주·항공·해양 분야는 미국 대비 55%로 기술격차가 11.8년 수준으로 차이가 나고, 양자는 65.8%(4.2년)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연 기준으로 환산한 기술격차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2020년에는 미국보다 3.3년씩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중국(3년)이 한국(3.2년)보다 격차를 더 줄였다. 일본과 유럽연합은 이번 평가에서 각각 미국과 2.2년, 0.9년의 격차를 보였다.



과기정통부의 기술 수준 평가는 △건설·교통 △재난 안전 △우주·항공·해양 △국방 △기계·제조 △소재·나노 △농림수산·식품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환경·기상 △정보통신기술·소프트웨어 등 11대 분야 136개 핵심 기술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된다. 대상 5개국의 논문과 특허를 분석한 정량평가와 기술마다 10명씩 136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정성평가를 종합해 이뤄진다.



중국 과학기술 수준의 부상은 사실 어제오늘 얘기만은 아니다. 이미 중국 연구 역량의 수준이 최고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잇따라 나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공동연구센터(JRC)가 지난해 1월 분석한 내용을 보면, 중국은 고인용 상위 1% 논문 점유율에서 2016년 유럽연합을 앞섰고 2020년 미국에 근접했다. 세계 3대 학술지로 꼽히는 ‘네이처’도 지난해 6월 발간한 네이처 지수 ‘2022년 자연과학 분야 저널 국가별 점유율’에서 중국이 2021년 대비 21% 이상 급상승해, 처음으로 미국을 여유롭게 추월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과학기술이 사실상 ‘세계 1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중국에 역전당한 데 대해 “2022년 평가부터 대상 기술이 국가전략기술로 대폭 추가·변경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새로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은 해당 분야가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하락한 분야의 기술 등은) 매우 도전적이나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필수 기술”이라며 “초격차 유지 및 미래 생존 필수 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별 강·약점, 분야별 정책 수요를 파악해 기술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H6s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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