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퇴직연금(IRP) 운용자 10명 중 7명이 향후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 비중을 늘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이 삼성증권에 의뢰해 온라인 전용 다이렉트 IRP 가입자 7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향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퇴직연금을 활용한 주식형 자산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가 70.4%에 달했다.
이들 중 절반가량인 42.4%가 주식형 펀드와 원리금 보장 포트폴리오가 혼합된 실적 배당형 상품에 투자하기를 원했다. 이어 타깃데이트펀드(TDF·26.2), 주식형 펀드 포트폴리오(21.7%), 자산 배분형 단일 펀드(9.8%) 순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퇴직연금 투자자가 주식형 비중을 확대해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실적 배당형 상품에 원리금 보장 성격을 더해 안정성을 높이려고 한 점이 주목된다. 현재 운용 중인 퇴직연금 계좌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이 90%를 넘어간다고 응답한 비중도 25.4%로 적지 않았다.
퇴직연금 투자자는 주식형 상품 비중을 늘릴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원리금 보장 상품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손실 발생 우려 때문'이라고 지목한 응답자가 76.6%에 이르렀다. 향후 주식형 상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도 대부분이 손실 우려를 꼽았다. '투자할 만한 상품이 없다(11.6%)' '투자 정보 부족(9.6%)' '주변 권유(2.2%)'로 원리금 보장 상품에 투자한다는 답변도 나왔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품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서도 '안정성'을 꼽은 이들이 53.8%로 수익률(34.5%)을 웃돌았다. 상품의 위험도와 수익률 대비 수수료, 거래량,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된 후 퇴직연금 투자자가 연간 기대수익률로 6~7%를 희망한 비율이 29.4%로 가장 높았다. 10% 이상이라고 응답한 투자자도 22%에 달했다.
다만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는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 향후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시장 환경이 변하면 예·적금 상품 수익률은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계좌를 운용할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상품 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 응답자가 39.6%였다. 근무와 자산관리 병행을 지목한 사람도 29.2%다. 투자 정보가 부족하거나 절차가 복잡해 시스템이 보다 간편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정화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야 한다"며 "원리금 보장형뿐만 아니라 실적 배당형으로 분산해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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