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역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금 적립액도 10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23년 말 기준 잠정 수익률 13.59%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익금은 127조원이며, 총 기금 적립액은 1036조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연금이 설치된 1988년부터 기금 투자를 통해 조성된 누적 운용 수익금은 총 578조원이다. 이는 전체 기금 적립금의 55.8%로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1988~2023년 연평균 운용 수익률은 5.92%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은 "지난해 투자 환경은 지정학적 위험과 큰 변동성으로 녹록지 않았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용 전문성 강화로 기금 적립금 1000조원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자산 배분 유연성을 강화하고 투자 원천을 확대해 기금 운용 수익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주식에서 20% 이상 수익이 발생한 게 주효했다.
지난해 기금 운용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 주식 22.12%, 해외 주식 23.89%, 국내 채권 7.4%, 해외 채권 8.84%, 대체투자 5.8%로 집계됐다. 주식·채권의 양호한 수익률에 작년 국민연금 총수익률은 13.59%로 2001년 기록한 종전 최고 수치(12.01%)를 뛰어넘었다.
앞서 국민연금은 2022년 기준금리가 급등하던 시기에 주요국 증시가 조정기를 거치자 손실률 8.28%를 기록한 바 있다. 2000년 이후 최대 손실 기록으로, 당시 평가 손실액은 79조6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성과를 거두면서 1년 만에 손실 금액을 죄다 메우게 됐다. 지난해 실적 호조가 발생한 우량 종목과 상승 동력이 큰 미국 시장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린 점이 수익률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코스피는 18.73% 상승했다. 글로벌 주식 시장 벤치마크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ACWI)는 22.63% 올랐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에 시중금리가 하락한 점이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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