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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부산대-현대차, '차세대 자율주행의 눈' 4차원 라이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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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노이즈·차량간 간섭 줄인 컬러변조 FMCW 방식 원천기술 개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안개·눈·비 등 악천후 속에서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자율주행의 눈’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탄생했다. 자동차 간 상호 간섭도 크게 낮춰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 김창석 교수 연구팀이 현대자동차 기초소재연구센터 전자기에너지소재연구팀과의 산학연구를 통해 외부 노이즈가 심한 악천후 환경에서도 이미징을 구현하는 ‘컬러변조 4차원 영상화 스캔’ 기술을 이용한 FMCW(주파수 변조 연속파) 방식의 라이다(LiDAR)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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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CW 라이다 이미지와 기존 TOF 라이다 이미지 간의 비교 시연 모습. 빨간색-원거리, 보라색-근거리로 3차원적으로 표현. (왼쪽)김창석 교수팀의 3D FMCW 방식의 라이다 기술을 통해 안개를 뚫고 육안보다 더 뚜렷하게 시야가 잘 확보된 이미지, (오른쪽)기존 TOF 방식 라이다에 의하여 안개 광산란 노이즈에 가려진 이미지) [사진=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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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변조'란 단일 파장으로만 고정돼 발광하는 기존 대부분의 레이저와 달리 레이저 빛의 컬러파장을 자유자재로 초광대역에 걸쳐 초고속으로 변조해 발광하는 기술이다.

FMCW(Frequency Modulated Continuous Wave) 방식은 레이저를 연속으로 변조해 발사하고, 돌아오는 파형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기존 ToF (Time of Flight,비행시간측정)방식이 태양광에 민감하고 라이다 센서 차량 간 간섭이 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ToF 방식 라이다는 광산란·광간섭 현상에 취약해 기술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FMCW 방식의 차세대 라이다 개발이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기술단계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동·충격 환경에서도 3차원 영상화 스캔을 위해 기계적 움직임 노이즈까지 제거하는 FMCW 기술은 보고된 바 없다.

김창석 교수 연구팀은 FMCW 방식의 라이다 개발을 위해 신개념 레이저 광원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독자 발굴했다. 고정된 단일 색만을 출력하는 기존 레이저 대신, 레이저 빛의 파장 컬러를 광대역으로 훑는 동시에 협대역으로는 컬러를 펄럭거리며 변조도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개발한 FMCW 라이다는 상하좌우 2차원으로 레이저 빔을 스캔하는 동시에, 대상물의 원근 3차원 거리 정보와 1차원의 속도 정보까지 함께 측정해 총 4차원에 걸쳐 정보를 실시간으로 영상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진동·충격에 취약했던 공간 영상화 스캔 방식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기계적 움직임 노이즈까지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김창석 교수는 이번 성과에 대해 “맑은 날씨와 단독 주행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 도로 시연에 그치고 있는 기존 자율주행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라며, “국내 연구진만의 독자적 원천 연구로, 현대자동차 전자기에너지소재연구팀과 3년 이상 꾸준히 진행한 산학연구의 결과물이라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현대자동차 연구진은 이번 차세대 FMCW 라이다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부산대 연구진과 새로운 광학 기술의 발굴과 적용 가능성, 차량 관점의 요구 사양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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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연구용 차 앞에서 (왼쪽부터) 제1저자 정다운 석사 (현대자동차 연구원, 2024년 1월 입사), 김창석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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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정다운 연구원은 석사과정의 생애 첫 논문을 네이처 자매지에 단독 제1저자로 제출해 단번에 출판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고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 취업까지 성공한 스토리를 전했다.

정다운 연구원은 2022년 8월 석사 졸업 후 현대자동차 연구소 취업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었지만, 눈앞에 어른거리는 결과 발표까지 마무리에 대한 미련을 이기지 못했다고 한다. 오직 이 논문을 최대한 높은 수준의 저널에 발표해보겠다는 일념으로 스스로 실험실로 아무 소속 없이 돌아와서 2023년 2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제출했고, 1년의 혹독한 검증 및 재실험 과정을 거쳐 2024년 1월 결국 최종 게재 확정까지 성공시켰다.

정다운 연구원은 "한국연구재단의 ERC 선도연구센터라는 전폭적 재정 지원을 통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과 부산대학교 나노과학기술대학이라는 다학제적 학석사 연계 교육과정 덕분에 원하는 연구 데이터와 꿈꾸던 대기업 취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성공의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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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현대차 연구팀.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김현수 프로젝트리더, 김창석 교수, 이장현 책임연구원, 양상혁 책임연구원 [사진=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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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공학선도연구센터 (ERC)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동영상: 부산대 라이다 기술 연구 동영상 (youtu.be/UL4kkxiitLI?si=_k5OjWPi8S0FaICb)

*논문명 : Spatio-spectral 4D Coherent Ranging Using a Flutter-wavelength-swept Laser (펄럭이는 파장 훑음 레이저를 이용한 공간-스펙트럼 4D 간섭성 거리 계측)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45297-w

*저자 :김창석 교수(교신저자/부산대학교), 정다운 석사(제1저자/부산대학교·현대자동차), 정민욱 석사과정(부산대학교), 장한솔 연구원(국방과학연구원), 정태호 책임연구원, 김현수 프로젝트리더, 양상혁 책임연구원, 이장현 책임연구원(이상 현대자동차)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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