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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로기완' 탈북자 송중기, 낯설지만 놀랍다..멜로는 투머치(종합)[Oh!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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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꽃미남에 정의롭고 모범생 이미지가 강한 송중기. 사투리 쓰는 송중기도 상상이 안 되는데, 북한말을 쓰는 탈북자 송중기라니,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로기완'에서 삶의 밑바닥을 전전하는 탈북자 로기완으로 분해 열연, 말투부터 외형적인 비주얼까지 변신했다. 아마 그의 배우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큰 도전이 아닐까 싶다.

'로기완'(각본감독 김희진, 각색 김준현, 제작 용필름, 공동제작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넷플릭스)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해진 작가의 원작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수학여행' 등 다수의 단편영화로 주목받은 김희진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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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가족 어머니(김성령 분)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격한 로기완은 혈혈단신으로 벨기에에 밀입국하고, 아는 이 한 명 없는 낯선 땅에서 완벽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가진 거라곤 어머니의 시신을 팔아서 받은 달러가 전부였고, 그 돈만큼은 쓸 수 없었기에 처절하게 버티기로 한다. 남의 나라에서 쓰레기 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았고, 공중 화장실에서 잠을 청하며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온갖 멸시를 견딘다.

이 과정에서 로기완은 목숨처럼 지키던 지갑을 도둑 맞고, 이후 사격선수 출신이자 벨기에 국적을 가진 한국인 마리가 훔쳐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기완과 마리의 출발은 악연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묘한 이끌림을 느낀다. 조국이 아닌 타국에 사는 이방인, 낯선 땅에서 겪는 차별, 엄마를 잃은 빈자리와 외로움 등 똑같은 처지라는 것을 깨닫고 인간적인 연민을 넘어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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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가 데뷔 16년 만에 도전한 북한말은 일부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보던 과장된 말투와는 확실히 다르다. 때론 북한 사투리가 개그의 소재가 되곤하는데, '로기완'은 실제 북한 주민들이 쓰는 말투를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나 싶다. 송중기도 북한을 연상케하는 특정 단어보단 대사의 어미에 신경 쓰면서 섬세한 감정을 전달한다.

또한 영화는 로기완이 난민 지위를 얻으려고 벨기에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자세히 다루는데, 비참하면서도 애처롭다. 실제로 김희진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부터 참여했고, 유럽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자 애쓰는 탈북민을 취재하고, 관련 다큐 및 서적을 참고하는 등 자료를 조사해 리얼리티를 살렸다.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이라면, 소설은 로기완의 행적을 따라가는 방송 작가의 시선이라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반면, 영화는 로기완의 1인칭 시점으로 원작에 없는 여주인공 마리를 만들어 멜로 비중이 훨씬 짙어졌다.

'로기완'은 애초 제작사에서 김희진 감독에게 "멜로 영화로 각색해 연출하자"고 제안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그런 이유로 멜로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후반부 다소 늘어나면서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차라리 휴먼 드라마로 방향성을 잡고 '고달픈 로기완의 삶 자체에 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3월 1일 넷플릭스 공개, 19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1분.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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