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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의사수 10년후 겨우 7.5% 느는데 국민 생명 담보로 파업이라니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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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린다고 하자 한 대학병원 전공의는 "가장 중요한 본질은 내 밥그릇"이라며 사직서를 냈다. 솔직히 이게 상당수 전공의가 집단 사직서를 내고 파업에 들어간 속내일 것이다.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의사 수가 늘어나 자신들의 미래 수입이 줄어들까 걱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걱정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정부 계획대로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2035년까지 의사 수는 1만명 늘어날 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의사 수는 13만2479명(2021년 기준)이니, 기껏 7.5% 증가할 뿐이다. 반면 고령화로 인해 의료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게 분명하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23년 994만명에서 2035년이면 1521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35년이면 입원일수는 45%, 외래일수는 1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의료 수요를 감안하면 의사 1만명을 늘린다고 해도 여전히 50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게 정부 계산이다. 그렇다면 의대 정원을 2000명 더 늘린다고 해서 의사 수입이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 의사들 연봉도 타 직군에 비하면 과도하게 높은 게 사실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공의를 마친 35세 남짓한 의사 연봉이 3억~4억원"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의사 구인광고 웹사이트에 게재된 350개 구인광고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3억8800만원, 경기는 3억9900만원에 이르렀고 일반 도지역은 4억4000만원에 육박했다. 의료 수요는 많은데 의사는 부족하니, 연봉이 하늘 높이 치솟은 것이다.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린다고 해도 이런 고액 연봉이 크게 줄어들 리도 없는데, 파업을 벌인다는 건 너무나 이기적인 행태다. 전공의 파업 나흘째인 지난 23일 대전에서 심정지 환자가 병원 7곳에서 치료를 거부당한 뒤에 끝내 사망했다. 그의 죽음이 전공의 파업 때문인지는 정부 조사로 밝혀질 일이지만 의료 대란 속에서 억울한 죽음이 잇따를까 걱정이다. 전공의들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파업을 당장 멈추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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