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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양회’ 앞둔 中, 반체제인사 SNS 구독자도 조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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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6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있는 도심에 한 여성이 ‘나는 할 말이 없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얼마 뒤 “플랫폼 규칙을 어겼다”는 경고가 나오며 방송이 돌연 중단됐다. X(옛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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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해외에 거주하는 몇몇 반체제 인사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물론 이 계정을 구독 중인 일반인까지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고 대만 쯔유(自由)시보 등이 26일 보도했다. 다음 달 초 시작되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여론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2015년부터 이탈리아 밀라노 등에서 살고 있는 유명 여성 반체제 인사 리잉(李颖·32)은 25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공안당국이 내 계정을 구독한 팔로워는 160만 명, 내 게시물에 댓글을 단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차 한 잔 하자’고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차 한 잔’이라는 말은 당국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다는 뜻의 중국 온라인계의 은어다.

리잉은 최근 공안에 불려간 자신의 팔로어 한 명이 직장을 잃었다고도 했다. 공교롭게도 26일 리잉의 팔로어 수는 약 140만 명으로 불과 하루 만에 20만 명이 감소했다. 그는 2022년 11월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흰 종이를 들고 길거리로 나왔던 ‘백지 시위’ 현장 사진과 영상을 꾸준히 올려 유명해졌다.

리잉은 또한 최근 허난성 정저우의 여성이 시내 곳곳에서 “나는 할 말이 없다”라고 쓴 하얀색 손팻말을 들고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홍슈’를 통한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지만 갑자기 방송이 중단된 사실도 공개했다. 역시 당국의 개입해 의도적으로 방송 송출을 중단시켰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AP통신은 전직 관영 중국중앙(CC)TV 기자 겸 반체제 유튜브 언론인으로 일본에 거주 중인 왕즈안(王志安)에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같은 이유로 왕즈안 계정을 구독한 사람들에게 “구독을 끊으라”고 압박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해외 소셜미디어를 이용할 수 없지만 가상사설망(VPN)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접속이 가능하다. 최근 당국은 X,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해외 소셜미디어에 대한 감시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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