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도이치텔레콤·이앤·싱텔·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 설립
아시아·유럽·중동 주요 통신사들이 SK텔레콤 주도로 AI(인공지능) 합작법인을 만든다. 통신 특화 LLM(초거대 언어모델)을 고도화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새로운 AI 경험을 누리게 해 주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독일의 도이치텔레콤·UAE(아랍에미리트)의 이앤(e&)·싱가포르의 싱텔·일본의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AI 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5개사의 합작법인은 연내 설립된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서울에서 만나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GTAA)를 공식 출범하고 AI 관련 기술 및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이날 오전 MWC 현장에서 열린 창립총회에는 유영상 SK텔레콤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하템 도비다 이앤 그룹 CEO·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타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CISO(최고정보보안책임자) 등 최고 경영진이 모여 JV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JV는 통신 특화 LLM인 '텔코 LLM'을 본격적으로 개발한다. JV 참여사들이 보유한 데이터로 한국어·영어·일본어·독일어·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 개발이 목표다. JV 참가사들은 AI 기술을 개발하는 통신사들이 공통으로 구축해야 할 원칙과 체계 수립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예정이다.
텔코 LLM은 범용 LLM보다 통신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통신 서비스와 관련해 이용자 의도도 잘 파악할 수 있다. 이에 AICC(AI 콜센터) 등 다양한 통신 사업 및 서비스 영역을 AI로 전환하는데 활용도가 높다. SK텔레콤은 텔코 LLM이 개발되면 전 세계 통신사들이 각국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AI 에이전트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번 JV 설립으로 전 세계 약 13억명의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미국 등에서 약 2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앤 그룹은 중동·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약 1억7000만명, 싱텔 그룹은 호주·인도·인도네시아에서 약 7억7000만명,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약 4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국내 가입자 수는 3000만명을 웃돈다.
SK텔레콤과 JV 참여사들은 이날 오후 MWC에서 전 세계 20여개 통신사를 초대해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GTAR)'을 열고 GTAA 참여를 제안했다. 비공개 행사라 참여 기업 리스트는 공유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이날 참석한 글로벌 통신사들에게 텔코 LLM을 선보였다. 데모 버전으로 준비한 LLM을 직접 시연하며 통신사 특화 LLM의 기술적 특징과 적용 사례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유무선 통신·미디어 등 핵심사업을 인공지능으로 대전환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AI 기술 확보 및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 GTAA에 참여해 달라고 강조했다. JV 참여사들은 통신사들의 AI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AI 생태계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GTAR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전 세계 글로벌 통신사를 초청하기로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GTAA를 확장해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전 세계 13억 통신 가입자가 통신사 특화 LLM을 통해 새로운 AI 경험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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