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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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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NATO 가입 마무리 수순…발트해에 러 대항 '안보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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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왼쪽)가 2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회동 뒤 악수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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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2번째 회원국 합류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나토 가입엔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수인데, 마지막 남은 헝가리의 의회가 26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북극권 전략적 요충지인 발트해 대부분이 나토 관할 영역이 되면 앞으로 러시아의 움직임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이날 스웨덴 나토 가입과 관련한 비준 동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헝가리 집권여당인 피데스당이 지난 20일 비준 동의안을 이날 표결 안건으로 상정한 결과로, 집권당이 의회 의석수를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고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집권당을 꽉 장악하고 있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동해 "26일 헝가리 의회가 만나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비준안 처리를 시사한 바 있다. 헝가리가 회동에서 스웨덴산 그리펜 전투기 4대를 추가로 구매하는 등 양국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비준 동의안 통과에 힘을 싣고 있다.

중립국이던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석달 뒤인 2022년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로 만장일치 비준 요건을 채우지 못해 가입이 계속 지연됐다. 지난달 튀르키예는 미국의 F-16 전투기 확보 등 군사 이익을 챙기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처리했고, 이제 헝가리 의회의 찬성만 남은 상황이다.



발트해 나토 손아귀, 러시아 옥죈다



지난해 4월 핀란드 가입에 이어 스웨덴까지 나토 가입이 완료되면 러시아는 발트해 인접국가 중 유일한 비(非) 나토 국가가 된다. 발트해 대부분이 사실상 나토 관할 영역이 되면서 러시아는 제해권을 상실할 위기에 직면했다. 대서양으로 가는 러시아 군함이 나토군 통제 해역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업자득 탓도 있다. 스웨덴은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이후 200년 넘게 중립국 지위를 유지하며 ‘군사 비동맹주의’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이에 핀란드·스웨덴이 안보 불안을 느꼈고, 나토라는 집단 안보 우산 속으로 들어가 러시아 위협에 맞서기로 한 것이다. 발트해 인근을 '나토 호수'로 만드는데 러시아 스스로가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강한 해군력을 갖춘 스웨덴까지 합류하게 됨으로써 나토의 러시아 압박 수위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아반도 남쪽의 칼스크로나에 잠수함 기지를 갖추고 있다. 잠수함 운용 능력도 뛰어나다. 이 같은 작전 경험을 토대로 나토의 해상력 장악에 상당한 힘을 보탤 수 있다. 러시아 역외 영토로 러시아 해군의 핵심인 발트함대 사령부가 위치한 칼리닌그라드도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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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관련해 헝가리 의회 투표를 앞둔 2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국회의사당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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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술 핵무기는 여전히 변수



발트해가 나토 손아귀에 들어왔어도 칼리닌그라드에 배치된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는 여전히 위협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지난해 말 펴낸 '발트해 지역 안보 계획'을 통해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강력한 핵무장 군사 능력을 유지하는 동안 발트해가 나토의 호수가 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5일 독일 빌트가 입수해 보도한 기밀문건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는 러시아가 유사 시 발트 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벨라루스를 통해 폴란드 국경 일대 전략적 요충지인 '수바우키 회랑'을 공격해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와 연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럴 경우 나토가 병력을 동원해 맞대응하는 것도 쉽지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의 전술 핵 무기로 독일 등 나토 회원국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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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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