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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의료대란' 2주차…전임의 이탈에 의협 총궐기 등 이번주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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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절반 감축한 빅5 등 이어…환자 몰린 중소병원도 '과부하'

공공병원 진료확대·비대면진료 전면허용 다 근본적 대안은 못 돼

재계약 앞둔 전임의, 이달말 이탈 가능성…"의업 이어가기 어려워"

내달 3일 총궐기 앞둔 의협 "끝까지 저항" 강조…'강대강' 대치 심화

전공의 '스승'인 의대교수들, 중재 나설까…"이성적 대화에 답 있을 것"

노컷뉴스

주요 병원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지난 23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 한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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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26일로 2주차(7일째)에 접어들었다.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들의 '후배' 격인 전공의(인턴·레지던트)의 현장 이탈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 대응체제를 격상한 정부는 공공병원 등 비상진료를 총가동하면서 '의료공백' 메우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과거 의료계의 저항에 굴복했던 역사를 반복할 순 없다며 '엄정대응' 방침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미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의료대란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며 버텨 온 전임의(펠로)들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이다.

전공의 대부분 떠난 빅5 등 이어 중소병원도 '과부하'

노컷뉴스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지난 2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암병동에 대기시간이 부착돼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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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2일 밤 10시 기준으로 전공위 수 상위 주요병원 94곳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8897명(소속 전공의 78.5%)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실제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근무지 이탈자는 약 69.4%인 7863명이다.

서면 점검대상 중 '자료 부실제출'로 시정명령을 받은 6개 병원의 현황까지 더하면,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는 거의 1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근무 현원 기준으로 1만 3천여 명인 전공의 대부분이 업무에서 손을 뗀 것이다. 응급실을 비롯한 필수의료의 핵심인력으로 평가되는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빅5 기준으로 전체 의사(7042명)의 약 39%(2745명)에 달한다. 현장의 과부하는 예정된 필연이다.

빅5 중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제일 먼저 가시화된 세브란스병원은 일찌감치 수술의 50%를 줄였고, 서울아산병원도 조정 비율을 지난 주 30~40%에서 금주 40~50%까지 올리기로 했다.

응급실은 이미 '빨간 불'이 켜진 지 오래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은 뇌출혈 수술도 '부분적으로만 수용이 가능하다'고 공지했고, 성인 위장관 응급내시경 등 관련한 신규 환자는 전혀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공의 대다수가 일시에 사직한 첫날인 20일 오전, 이미 응급실이 포화상태였던 아산병원은 성인의 경우 단순 봉합 진료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필수의료의 거점인 국립대병원들도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전 소재 충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단체 행동으로 인해 응급실 진료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중증 응급환자를 우선으로 진료할 예정'이라는 안내문을 부착한 채 중증·응급도가 비교적 낮다고 판단된 이송환자는 지역 종합병원 등으로 전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학병원들이 돌려보낸 환자들이 2차 의료기관으로 몰리면서, 중소 규모의 병원들도 업무 과중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대안으로 내세운 공공병원 97곳의 진료 확대도 공공의료 비중이 전체 5% 남짓에 불과한 한국의 특성상 불완전한 보완재일 수밖에 없다.

지난 22일 'CBS 2시 라이브'에 출연한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시의료원장)은 "(공공병원이 대대적으로 동원된)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아직 월급도 못 주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이 급하니) 공공병원들을 불러다가 도와달라고 요청하려니 정부도 면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진료거부로 공공병원이 (대신) 환자들을 맡으라고 하는데, 물론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니 열심히 할 테지만 솔직히 흥이 나지는 않는다"며 "지방 의료원은 임금 체불로 은행 차입을 한 곳도 몇 군데 있다. 이달 말로 가면 대부분이 월급을 못 주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상급병원의 여력을 일말이라도 더 확충하기 위함이라곤 하나, 집단행동 기간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은 애당초 경증환자에게 유효한 대책인 만큼 그 효과는 미미할 거라는 지적이다.

빈자리 메워온 전임의 이탈 가능성…현실화되면 '치명타'

노컷뉴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25일 오후 이른바 '빅5'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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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의료계에서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세부전공을 배우는 전임의들도 적지 않은 수가 이달 말 병원을 떠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공의의 순환 당직이 불가해진 가운데 기존 3교대 근무를 교수와 전임의가 번갈아 맡는 2교대로 바꾼 병원들도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임의의 이탈 시나리오는 더욱 치명적이다. 원내 가장 젊은 전문의인 이들은 대개 2월 말마다 1년 단위 계약을 갱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82개 병원에서 근무 중이거나 근무 예정인 임상강사·전임의들은 전공의 집단사직 디데이(D-day)인 20일 정부의 의료정책에 유감을 표하며 이같은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입장문에서 "정부가 발표한 정책은 현재 낮은 필수의료 수가 및 비정상적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기준 진료 등 의료계의 현실과 고령화·저출산으로 야기될 앞으로의 보건현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정책에 대한 진심어린 제언이 모두 묵살되고, (의사가) 국민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매도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며 "잘못된 정책을 강행해 의료 혼란과 공백을 초래한 복지부는 의료인에 대한 협박과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광주 소재 조선대병원에서는 재계약 예정이었던 전임의 14명 중 12명이 이미 재임용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전공의 과정이 끝나는 레지던트 4년차들이 전문의 자격만 따고 병원을 아예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끝까지 저항" 의협 강공모드 지속…사법처리 임박 전망도

노컷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개최한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 후 대통령실 방면으로 가두행진하고 있다. 나채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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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 중심 단체로 정부와 의료현안협의체를 이어왔던 의협은 '강공 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각 시·도 의사회장 등이 참석한 '전국 의사 대표자 회의' 후 결의문을 통해 "의대정원 2천 명 증원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의대 증원은 의료비 폭증 부담을 미래세대에 떠넘길 것이며 의학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거라는 기존 주장도 고수했다. 또 "국민의 자유로운 의료선택권을 침해하고 의사의 진료권을 옥죄는 불합리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경고를 무시하고 정부가 그대로 정책을 강행할 경우 "전체 의료계가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우선 비상대책위원회가 예고한 대로 주말인 내달 3일, 서울 여의도에서 2만 명 규모(신고 기준)의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열 예정이다. 비대위는 "분명한 건 최근 몇 년간 개최된 집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협회 차원의 무기한 휴업 또는 파업 여부는 전 회원 대상 투표를 거쳐 구체적 일정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사법 처리'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해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면허자격 정지 등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3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전협 회장 등을 의료법 위반 등으로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전공의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의대 교수들이 '강대강' 대치를 중재할 수 있는 적임자라 보고 있다. 정진행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은 전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최근 박민수 2차관과 만나 "(현재) 갈등상황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이해와 공감대를 넓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며칠 내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면 중증의료를 전담하는 대형병원은 급속히 마비 상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우리가 이성적으로 대화할 때 이미 답은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노컷뉴스

주보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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