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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필수 항암제, 해외 의존도 높아 … 국산화로 의약품 주권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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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석 보령 Onco(항암사업) 부문장

암은 여전히 가장 위협적인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음주·흡연·비만·대기오염 등 암 위험 요인에 더 많은 사람이 노출되면서 2050년 전 세계에서 신규 암 발병 건수가 3500만 건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항암제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치료에 필수적인 기초 항암제조차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의약품 공급 불안정으로 항암 치료 일정이 미뤄지기도 한다. 국내 항암제 분야 강자인 보령은 다빈도 필수 항암제의 국산화로 의약품 안전망 구축에 집중한다. 암 환자 치료권 확보에 앞장서는 보령의 Onco(항암사업) 김영석 전무에게 필수 항암제의 안정적 공급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중앙일보

김영석 전무는 “국내에서 많이 쓰는 필수 항암제의 국산화로 안정적 항암제 공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미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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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한국의 항암제 해외 의존도는 어느 정도인가.

A : “대략 70% 이상으로 추정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아이큐비아의 한국 항암제 처방 시장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항암제 처방액은 약 3조원대다. 이 중 글로벌 제약사 제품의 매출 비중은 76.4%, 국내사는 23.6%다. 항암제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항암제는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처방 선호 경향이 뚜렷한 데다 복제약(제네릭) 조차 개발 난도가 높아 자체적 생산·공급이 까다롭다. 원가 경쟁력 등을 이유로 항암 치료에 필수적인 기초 항암제 생산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사례가 국내에서 속출하고 있다.”

Q : -안정적 항암제 공급이 중요해 보인다.

A : “최근 2~3년 새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차원에서 항암제 등 의약품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한국에서도 항암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항암 치료 일정을 미루면서 예후가 불량해진다. 인구 고령화로 전 세계 항암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항암제 부족 문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항암제는 단순한 의약품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하는 공공재 성격을 지녔다고 본다. 그래서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이다. 항암 분야에 진심인 보령이 보건의료 분야 항암제 주권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Q : -필수 항암제면 국내 수요도 많을 텐데, 왜 공급이 불안정한가.

A : “항암 치료에는 꼭 필요하지만, 특허가 만료된 오래된 약이라는 이유로 약값이 계속 떨어져서다. 항암제라고 약값이 다 비싼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약값 정책상 특허가 만료되면 기존 약값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오래전에 개발된 항암제 중에는 한 바이알에 1000원도 안 되는 약도 있다. 보령에서만 공급하는 일부 필수 항암제 중에는 매출 원가율이 100%가 넘는 제품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다. 이런 손실이 커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약은 결국 생산·공급이 중단된다.”

Q : -다빈도 필수 의약품의 국산화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들었다.

A :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원가 구조는 열악하지만, 마땅히 대체할 약이 없는 필수 항암제를 공급하는 것 자체가 환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수 항암제의 안정적 공급은 항암제 주권과도 관련이 있다. 이 중 항암제 국산화 대상인 제네릭 항암제는 암 환자에게 폭넓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낮춰 보험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제네릭 항암제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등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임상시험 지원자 모집부터 어렵다. 항암제 제조도 까다롭다. 암 치료에 직접 쓰이는 항암제의 약효가 일관되게 발현되도록 제조 단계부터 품질 검증에 신경 써야 한다. 보령의 항암제 생산시설인 예산 공장은 유럽 내 의약품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독일 허가 기관을 통해 EU-GMP를 승인받았다. 보령에서 만든 항암제의 품질을 글로벌 수준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Q : -보령은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다.

A : “국내 항암제 처방액 상위 10개 기업 중에서 보령은 4위로 국내사로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항암제 분야에서 보령은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먼저 사업 조직의 규모 자체가 부문급으로 대규모다. 혈액암·폐암 등 암 종류별로 세분화해 전문성을 높였다. 확고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베브지·삼페넷 등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유통을 담당한다.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으로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의 오리지널 항암제인 젬자·알림타의 한국 판권도 확보했다. 항암 분야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하다. 합성의약품,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제 등 30여 종의 제품을 공급한다. 사업적 성과도 확실하다. 보령의 항암제 사업은 2019년 매출 798억원에서 지난해 217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임상 현장에서도 보령에서 제조·공급·유통하는 항암제는 믿을 만하다고 인정한다.”

Q : -K항암제 개발에도 집중하는 것으로 안다.

A : “국내 암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췌장암, 비소세포폐암 등 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항암제인 젬자의 제형을 분말에서 액상형으로 바꿔 희석하지 않고 바로 투약할 수 있도록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 국내에서는 최초로 무알코올 도세탁셀 액상 제제를 상용화해 에탄올 유발 증상 관련 항암제 부작용을 줄였다. 항암 분야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 -class) 혁신 신약인 BR101801 개발도 착착 진행 중이다. 희귀 혈액암인 말초 T세포 림프종(PTCL)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BR101801은 총 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6명(완전관해 3명, 부분관해 3명)에게서 효능을 확인했다. 이 임상 연구는 혈액암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미국혈액학회(ASH)에서도 발표됐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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