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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대통령실 앞 행진한 의사들 “필수의료 낙수효과, 개가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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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 및 행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며 의대 정원 증원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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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히포크라테스가 되어야지 왜 우리 민간 의료인들에게 부담을 떠넘깁니까? 필수의료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숫자를 늘리겠다? 지나가는 개가 웃습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대통령실까지 이어진 ‘의대 정원 증원 규탄 가두행진’에서 김보석 부산시의사회 총무이사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낙동강 수질이 나빠져서 물고기들이 다 죽었는데 한강에서 붕어 잡아서 넣으면 살 수 있겠냐”면서 “의대 정원 확대보다 의사 재분배 정책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날 가두행진 참석자 400여명(주최 쪽 추산)은 ‘근거 없는 의대 정원 증원 저지하여 대한민국 의료붕괴 막아내자’가 써진 펼침막과 ‘일반적인 정책추진 국민건강 위협한다’, ‘9·4 의정합의 정부는 이행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2.7km가량을 행진했다. ‘9·4 의정합의’는 2020년 의대 정원을 포함한 주요 의료정책을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 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기로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맺은 합의다.



전국에서 모인 의협 회원들은 ‘무계획적 의대 증원 건보재정 파탄 난다’, ‘의대 정원 졸속확대 의료체계 붕괴된다’, ‘비과학적 수요조사 즉각 폐기하라’, ‘일방적 정책 추진 국민건강 위협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제히 정부를 규탄했다.



마이크를 잡은 박종환 종로구의사회 회장은 지난 19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라고 발음한 것을 비판하며 “의도적으로 협상의 상대방을 향해 망언을 퍼붓는 박민수는 우리의 협상 대상자가 아니다. 박민수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윤수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도 “산부인과, 소아과 (의사 부족) 문제는 저출산의 문제다. 그건 정부가 알아서 잘 대처해야 될 문제 아니냐.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망상을 국민에게 홍보하고 있는 정부를 보면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외쳤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 도착한 의협 회원들은 대통령실을 향해 함성을 지르며 ‘의대 정원 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단상에 오른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4명이 살고 있던 집에 갑자기 정부가 3명을 더 들어가서 살라고 하고 있다. 어린 아들딸이 화가 났으면 왜 화가 났는지 이야기를 듣고 달래주는 게 먼저다. 근데 정부는 목소리를 듣기 전에 회초리를 들고, 회초리가 안 되니 몽둥이를 들고, 안 되니까 이제 구속 수감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였냐”라고 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가두행진 전 의협 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 확대회의를 열어 의대 증원 저지 방안을 논의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교수들도 의사들과 생각이 같다.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다치지 않도록 본인들이 할 것은 다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히며 대학병원 교수도 집단행동에 동참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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