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세제 지원 레벨업…인구특별회계 편성 필요성도 거론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의 모습. 2024.1.18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송정은 기자 = 저출산 해법 찾기에 '재정당국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부처 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고 보건복지부가 주무 부처이지만, 큰 틀의 저출산 대책들은 상당 부분 재정 정책이라는 점에서 예산과 세제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저고위를 실장급(1급)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려는 물밑 움직임과 맞물려 기획재정부 예산·세제라인이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 출신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 역시 기재부 인력들의 '수혈'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고위 부위원장 위상이 기존 장관급·비상근직에서 부총리급·상근직으로 격상되는 흐름의 연장선상으로도 보인다.
기재부 고위 당국자는 25일 통화에서 "저출산 이슈는 어디에서 주도하고 협조하느냐의 차원을 떠나 관련 부처가 모두 손잡고 같이 뛰어야 할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 당국자도 "특정 예산사업 또는 세제 지원의 틀을 넘어 저출산 대책의 전반적인 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에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수도권 과밀, 과도한 사교육 등 사회문화적 구조가 얽혀있지만, 일단 기재부 차원에서라도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최대한 찾아보자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 중앙동 청사 |
당장은 세제실이 전면에 부각됐다.
통상 7월께 발표되는 세법 개정안 마련까지 상당 시일이 남아있지만, 부영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출산장려금 1억원의 과세 문제가 이슈화된 탓이다.
세제실은 부영발 긍정 효과를 살리면서도 다른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일반론적인 과세 기준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부영 이슈'와 별개로, 출산·보육을 뒷받침하는 세제 혜택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출산·보육수당의 비과세 한도를 상향 조정하거나 연간 개념으로 폭넓게 적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인별 소득공제, 자녀 세액공제를 늘리는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세제라인 관계자는 "긴 방향성만 보자면 각종 공제를 확 늘려 세제 혜택을 주는 게 맞지만, 세수감소 문제뿐만 아니라 면세계층 혜택 여부까지 다각도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산실도 자체적인 아이디어 마련에 들어갔다. 복지예산과 주도로 브레인스토밍 식으로 저출산 대책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도 저출산을 최우선 의제로 보고 관련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산실 관계자는 "예산 정책으로 한정하지 말고 저출산 극복을 위해 떠오르는 생각을 다 모색해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구정책 전담 재원으로 '인구특별회계' 또는 '저출산 기금'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별도의 회계 신설만으로 출생률이 뛰어오르지는 않겠지만, 저출생 관련 예산 실태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부처별 저출생 예산을 취합하는 방식의 현행 시스템으로는 예산의 중복·비효율을 제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책 부문에서도 인구 문제를 전담하는 미래전략국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에서 '일·가정 양립'을 어떻게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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