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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블랙핑크’ 동생을 만들 남자는 양현석인가 테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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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신입 걸그룹 패권

YG와 더블랙이 겨룬다

조선일보

지난해 데뷔한 YG 양현석의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왼쪽)’와 올해 상반기 데뷔를 준비 중인 테디의 더블랙레이블 걸그룹 연습생들. /YG, 더블랙레이블, 그래픽=송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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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장녀인 문서윤(22)씨가 더블랙레이블의 걸그룹 연습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신세계 측은 “YG에 물어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 더블랙레이블은 YG 자회사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지분 구조가 많이 희석됐고, 올해가 맞대결을 펼칠 첫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양현석 VS 테디, 걸그룹 대전

누가 ‘블랙핑크’ 동생을 만들 아버지인가? 올해 K팝 업계 가장 큰 관심사는 한 식구였던 양현석과 테디(박홍준)의 걸그룹 대전이다. 올 상반기, 양현석의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와 테디의 첫 걸그룹이 정면 대결한다.

YG 대표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였던 테디는 1998년 YG 전신인 양군기획 소속 그룹 ‘원타임’으로 데뷔했다. 당시 가요계에서 흔하지 않던 정통 미국 힙합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2006년 공식 해체 전까지 음반 5장을 발매했다.

원타임의 인기 동력은 테디의 프로듀싱 능력이었다. 테디의 능력을 알아본 양현석은 원타임 해체 후 YG 앨범의 대부분을 테디에게 맡겼다. 2NE1·빅뱅·블랙핑크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2NE1은 양현석을 사장님, 테디를 ‘파파(papa·아빠)’라고 부른다. 양현석은 공공연하게 테디가 자신의 후계자라 밝혔다. 테디는 양현석의 지원을 받으며 YG의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2016년 테디가 ‘더블랙레이블’을 설립하며 두 사람은 결별을 준비한다. 당시엔 YG 산하 독립 레이블이었지만, 2020년부터 지분 정리 등을 거쳐 지금은 연예 기획사로 자립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YG가 갖고 있는 더블랙레이블 지분은 21.59%. 사옥 역시 지금은 YG의 합정동 구사옥을 사용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 한남동 자체 신사옥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더블랙레이블 관계자는 “YG가 더블랙레이블 지분을 소유하고 있을 뿐 경영과 아티스트 문제에 대해선 완벽하게 독립된 상태”라며 “관계사로만 묶여 있지, 지분도 많이 희석됐고 사실상 별개 회사”라고 밝혔다.

◇더블랙레이블, 1조원 기업 되나

이런 상황에서 양현석과 테디가 각자 프로듀싱한 걸그룹이 맞붙게 된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양현석의 ‘베이비몬스터’다. 지난해 11월 디지털 싱글 ‘베터 업’으로 데뷔한 이들은 4월 미니 1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베이비몬스터’는 테디가 프로듀싱에 참여하지 않은 유일한 YG 소속 그룹이다. 또한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프로듀싱한 걸그룹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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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회장 외손녀로 더블랙레이블 연습생인 문서윤. /문서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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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랙레이블도 올 상반기 신인 걸그룹 데뷔에 시동을 걸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멤버 구성.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장녀 문서윤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 출신으로 ‘리틀 제니’라고 불린 엘라 그로스, 10대 천재 댄서로 통하는 베일리 속이 연습생으로 포함돼 있다. 이들이 데뷔하면 블랙핑크 ‘후계자’ 혹은 ‘동생’ 자리를 두고 베이비몬스터와 대결하게 된다.

양현석과 테디의 오디션 경쟁도 시작된다. 양현석의 YG는 일본의 avex와 협력하여 공개 오디션을 개최한다. 두 엔터사가 진행하는 합동 오디션은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YG와 avex는 삿포로를 시작으로 일본 주요 7개 도시서 10회 차에 달하는 대규모 오디션을 연다.

테디의 더블랙레이블은 올 상반기 방송을 확정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2′의 마스터 프로듀서로 합류해 새로운 걸그룹을 만든다. ‘아이랜드1′에서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과 손을 잡았던 Mnet이 이번에는 테디와 함께하는 것이다. ‘아이랜드2′를 통해 탄생할 걸그룹은 향후 CJ ENM 산하 레이블 웨이크원 소속으로 활동하게 된다.

현재 YG 소속 아티스트로는 블랙핑크, 위너, 악뮤, 트레저, 은지원 등이 있다. 블랙핑크의 경우 팀 활동만 YG와 하고, 개별 활동은 각자가 차린 1인 소속사를 통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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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랙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로 뉴욕 헤드 인 더 클라우즈 페스티벌에서 공연 중인 로렌. 그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아들이기도 하다. /로렌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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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랙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로는 그룹 빅뱅 출신 태양과 자이언티, 전소미, 배우 박보검 등이 있다. 또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의 아들 로렌도 이곳에 몸담은 아티스트다. 만약 문서윤의 공식 데뷔가 이뤄진다면, 네이버 창업자 아들과 신세계 손녀가 한 식구가 되는 셈이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대형 기획사 연습생 중에는 이름 대면 알 만한 집안 자제들이 꽤 있다”며 “연습생 과정에서 어학 개인 과외부터 정신과 상담까지 다 해주기 때문에 어지간한 해외 보딩스쿨 프로그램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전문 의료인이 상주하는 사내 의원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더블랙레이블은 상장을 준비 중이다. 기업 가치는 1조원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YG의 시가총액은 8084억원. 엔터 업계에서 1조원이 넘는 회사는 하이브와 JYP, SM엔터테인먼트 단 세 곳뿐이다.

더블랙레이블이 여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는 올 상반기 데뷔할 걸그룹의 성적표로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양현석과 테디의 진검승부, 대중은 어느 쪽에 더 열광할 것인가.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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