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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행해도 되나”…의사 집회, 막말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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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 거쳐 의대 증원’ 정부 주장에…의대증원, 성폭행에 비유
용산 대통령실 앞 2차 집회…“우리말 안들은 정부, 국민 볼모 삼은 것”
“목숨 끊더라도 복지차관 옷 벗기겠다”…대전협 비대위원장 “잡아가세요”


매경이코노미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이 재차 궐기대회를 열고 수위 높은 발언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했다. 사진은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연 모습.(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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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행해도 되느냐.”

정부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이 재차 궐기대회를 열고 수위 높은 발언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협의를 통해 증원을 추진한다는 정부 주장을 두고는 의대증원을 성폭행에 비유하기도 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제2차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다. 1시간가량 이어진 궐기대회에는 경찰 추산 300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자체적으로 5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궐기대회에서도 정부가 의대 증원 등 잘못된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대해 절대 물러설 수 없다고 공언하며 자유 의지로 사직한 전공의에게 업무복귀명령, 면허 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협박하고,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내게는 자격정지 사전통지서 보내 겁박하고 있다”며 “이런 전방위적이고 무법적 정부 협박은 우리 14만 의사가 벌이는 투쟁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궐기대회에 앞서 취재진을 만났을 때는 “어제 대학 학장들과 전공의들이 비공개 회의를 했는데 개강을 미뤄주는 상황”이라며 “학생들 각오가 너무 절실하고 강력한데, 4∼5주 수업 못 들으면 전원 유급”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주 수요일 학장, 병원장, 전공의들과 회의할 생각이다. 별다른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면 전국 동시다발 집회도 매주 목요일에 할 예정”이라며 “3월 3일에는 여의도에서 집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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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궐기대회 참석자들은 “준비 안 된 의대 정원, 의학 교육 훼손된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 국민 건강 위협한다”, “무계획적 의대 증원, 건보 재정 파탄 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사진은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차 궐기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친 모습.(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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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궐기대회 참석자들은 “준비 안 된 의대 정원, 의학 교육 훼손된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 국민 건강 위협한다”, “무계획적 의대 증원, 건보 재정 파탄 난다” 등 구호를 외쳤다.

박 회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위부위장 겸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대학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비운 자리를 교수들이 메꾸고 있다”며 “점심시간에 교수 간담회를 진행했다. 교수들 피곤한 모습 보면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3월이면 전임의들도 떠나간다고 한다. 3월에 들어와야 할 인턴 선생님, 1년차 전공의들은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며 “이제 대학병원 의사 30%가 오는 3월이면 사라진다. 절망적 상황은 이제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격화됐다.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우리 말 듣지 않고 이렇게 정책 밀어붙이는 정부야말로 국민을 볼모로 삼은 것 아니냐. 환자가 죽으면 정부 때문”이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어 “국민들이 원해서 의대 정원을 늘렸다는데,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수 100명으로 하자면 하겠나. 공무원 반으로 줄이자면 줄이겠냐. 대통령 하야하라는 여론이 50% 넘으면 물러날 거냐”고 좌 의사는 되물었다.

박 차관에 대해서는 ‘반말’로 비난했다. 좌 이사는 나이가 비슷하니 말을 놓겠다고 한 뒤 “야, 우리가 언제 의대 정원 늘리자고 동의했냐”며 “네 말대로라면 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력 해도 된다는 말과 똑같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피를 보고, 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날이 있어도 네 옷을 벗길 거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현선 송파구의사회장은 “낙수과 여자 ‘의새’ 인사드린다”며 박 차관의 최근 발언을 비꼬았다. 박 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의새’로 들리게끔 잘못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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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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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인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출연한 뉴스 링크를 걸고는 “잡아가세요”라고 적었다. 이는 복지부가 업무 미복귀자에 대한 의사면허 정지 등 행정조치를, 법무부가 집단행동 주동자 구속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총리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공의 수 상위 100여개 병원에서 총 8900여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고, 그중 7800여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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