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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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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 빨아들인 공모주 시장… 떠났던 ‘대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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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를 휩쓸고 있는 ‘공모주 광풍’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 첫 코스피 상장 주자로 나섰던 에이피알이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까지 흥행을 이어가자 상장 철회를 택했던 조 단위 대어들이 줄줄이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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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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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희망 공모가 범위 기준 최대 3조6000억원의 상장 후 몸값을 제시했던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지정감사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감원 지정감사인 신청은 일반적으로 IPO 추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해석된다.

서울보증보험은 내달 중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상장 주관사단과 상장 재추진을 협의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한 지 약 5개월 만으로, 당시 서울보증보험은 희망 공모가 하단에서도 목표한 금액을 채우지 못하는 등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6개월로 제한되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지난 21일부로 만료된 데 따라 2024년 회계연도에 대한 외부감사인 지정을 신청한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IPO 일정은 내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재돌입했다. 지난 2022년 상장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한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 외에도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주관사단으로 꾸렸다.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앞서 한차례 IPO를 추진한 바 있다. 2022년 9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문턱도 넘었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글로벌 증시 전반이 둔화한 데다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세가 이어진 탓이 작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온기가 돌기 시작한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한층 더 뜨거워진 게 이들의 상장 재도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1조5000억원 이상에 코스피 상장에 나선 에이피알마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 대어급 기업의 상장을 부추겼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수요예측 흥행과 공모가 상단 초과 확정이 이어지는 중에도 몸값 1조원 넘은 대형주는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조 단위 IPO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에이피알이 이 같은 우려를 완전히 바꿔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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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에이피알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969개 기관이 참여했다. 경쟁률을 663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허수성 청약이 금지된 이후 최고치였다. 에이피알은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상단을 25% 초과한 25만원에 확정했다.

이후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에이피알의 일반 투자자 청약에는 증거금 약 14조원이 몰렸다. 비슷한 시기(13~15일) 코셈, 케이웨더, 이에트도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했는데, 에이피알을 포함한 4종목 청약 증거금에만 시중 자금이 약 20조원 몰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PO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프랜차이즈 기업과 게임업체도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와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로 유명한 시프트업이 이르면 상반기 내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예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조 단위 IPO 대어로 꼽히는 상장 재추진 기업은 대부분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을 멈춘 곳들”이라면서 “컬리 등 공식적으로 IPO 재추진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기대감을 갖는 곳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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