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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손보사들, 작년 역대급 실적 경신…IFRS17 '착시 효과' 의견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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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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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손보사 2023년 결산 실적발표 마무리

-삼성화재·메리츠화재, 사상 최대 순익 기록

-KB손보, 전년 대비 순익 상승…지주 실적 톡톡

-DB손보·현대해상은 순익 감소…보험손익↓

-업계 "새 회계선 단기실적 비교 의미 적다" 지적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 처음 도입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줄줄이 기록했다. 투자손익과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등의 증대와 견조한 손해율 관리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IFRS17 체제에선 보험사의 자체적인 회계 가정과 일정 기간에 따른 실적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실적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해상을 끝으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일명 '빅5' 손보사들의 2023년 결산 실적발표가 마무리 됐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며 당기순이익 1, 2위를 경쟁했다.

우선 손보업계 자산규모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익이 1조8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연결 기준 세전이익은 전년보다 11.7% 늘어난 2조4466억원을 기록해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했다. CSM 총량은 지난해 말 대비 1조1586억원을 확대했다. 투자이익률과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각각 0.54%p, 0.5%p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익이 1조5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기준으로만 보면 손보업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분기 2787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3분기에 이어 삼성화재를 제쳤다. 이와 관련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량 계약 중심의 매출 성장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이 호실적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보험 계열사로 주요 손보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했던 KB손해보험도 호실적을 보였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35.1% 증가한 752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상당부분 책임졌다. CSM은 8조5180억원으로 전년 보다 7.2% 증가했다.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 및 투자손익 개선 등이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KB손보 측은 설명했다.

반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순익 8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 감소했다. 보험손익이 61.2%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장기보험 보험손익은 실손보험 손해액 상승이 주로 기인했으며, 일반보험 보험손익은 대형화재사고 발생 등 재보험비용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DB손보도 지난해 21.1% 감소한 1조5367억원 순익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DB손보 관계자는 "괌과 하와이 자연재해 대사고로 인한 손해(약 700억원)가 증가했다"며 "마스크 해제 후 병원진료 증가 등 장기위험손해율 상승, 손실부담비용증가 등으로 장기보험손익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IFRS17 도입 첫 성적표…'진짜 실적' 맞나?

이 같은 보험사들의 실적은 IFRS17 도입 후 첫 연간 실적이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IFRS17은 보험사의 부채를 기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한 회계제도인데, IFRS17 적용과 더불어 CSM이라는 수익성 지표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됐었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미실현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값으로 보험사의 장기 이익을 추산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그만큼 일각에선 IFRS17 체제하에선 보험사들의 단기적인 연간 실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IFRS17은 고객에게 거둔 보험료를 일정 기간동안 상각하면서 점차 이익으로 인식하는데, 특히 그 중 CSM은 보험사들의 자체적인 가정에 따라 순익에 반영되는 이익 규모 또한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에 금융당국은 관련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CSM 수익 인식 기준 ▲변동수수료접근법(VFA)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위험조정(RA) 산출 등의 세부 기준을 보험사들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작년 3분기부터 적용토록 주문한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IFRS17 관련 가이드라인까지 적용한 실적이라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진짜 성적표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장기적인 관점으로 이뤄진 IFRS17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1년 정도의 단기 실적으로 보험사들의 순위를 가리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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