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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단독]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과징금 80억 받는데… 카카오는 류긍선 대표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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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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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최고 수위 조치에 나서면서 과징금 규모가 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이대로 정해진다면 분식회계에 대한 과징금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분식회계 혐의 감리 결과에 대한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내면서 과징금 약 8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금감원 감리에서는 분식회계와 관련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고의성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는데, 금감원은 가장 높은 양정 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다. 위법행위의 동기(고의·중과실·과실)와 중요도(1∼5단계)를 최고 단계로 판단한 것이다.

류 대표와 이창민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는 해임 권고, 직무정지 6개월 권고,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카카오모빌리티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통지서는 예상되는 조치 수준 정도가 담긴 것으로, 최종 결정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이번 과징금이 확정되면 두산에너빌리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가 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최종 과징금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금융당국은 200억원대의 과징금 부과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결정적인 증거를 많이 수집한 데다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증선위를 거쳐도 이 같은 조치가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그간 여럿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계약 구조가) 상식에 맞는 지 의문이다” “(금감원의 회계감리업무와 관련) 외부 지적에 흔들리지 않고 논리를 보다 단단히 해달라” “회계감리와 관련해 원칙을 중심으로 엄정히 대응하되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 사건 전반에 대해 강공(强攻)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때문에 류 대표의 연임 기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류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27일까지인데 교체 관련 움직임이 없어, 이날 열릴 주주총회에서 CEO 임기 연장안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카카오가 증선위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 법인에 대해 검찰 고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사건은 통상 서울남부지검으로 배당되는데, 이미 카카오 관련 사건이 SM 시세조정 사건, 바람픽처스 사건, 크레이튼 사건, 콜 몰아주기 사건 등 4건이 진행되고 있어 남부지검에서 해당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사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도 콜 배제 사건을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콜 몰아주기, 분식회계, 콜 배제 등 카카오모빌리티 사건만 해도 3건이 남부지검에 몰리게 된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이 카카오 관련 모든 사건의 보고, 지시자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으로 보고 수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그룹 전체 사건을 하나로 모아서 수사하는 것은 ‘총수’를 겨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본사로 번질 수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에 대해 어떻게 정리할지 관건”이라며 “회계는 물론 CEO와 CFO 해임 권고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이나, 증선위 또는 법정 다툼 여부에 따라 카카오 관련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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