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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K방산 숨통’ 수은 자본금 확대법 국회 기재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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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빠진 의원들로 한때 통과 무산 위기 겪어

조선일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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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2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폴란드에 한국산 무기 구매 대금을 추가로 대출해줄 수 있게 하는 것과 관련한 수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오는 29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출 여력 부족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던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최대 30조원어치 구매 계약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과된 수은법 개정안은 수은의 자본금 한도를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10조원 늘리는 내용이다. 현행 수은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수은은 한 차주에게 자기자본의 40%까지만 대출해줄 수 있다. 현재 수은의 자기자본은 자본금 15조원을 포함해 18조4000억원 정도고, 그 40%인 7조3600억원만 한 차주에게 대출해줄 수 있다. 수은의 자본금이 25조원으로 늘어나 자기자본이 28조4000억원 정도로 확대되면, 한 차주에게 11조3600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이 수은법 개정안이 중요한 것은 폴란드가 수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한국산 무기를 구매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2022년 7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 전투기 48대,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672문, 현대로템의 K2 전차 980대를 도입하기로 하고 한국 측과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국은 폴란드에 한국산 무기를 살 돈의 일부를 빌려주고, 폴란드는 무기를 사고 향후 돈을 갚아 나가기로 합의했었다. 국가 간 대규모 무기 거래에서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2022년 8월 폴란드가 계약 물량 가운데 17조원어치를 먼저 도입할 때에는 수은과 무역보험공사가 6조원씩 총 12조원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자 수은의 폴란드에 추가로 대출해줄 수 있는 한도가 1조3600억원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수은의 대출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폴란드가 올해 진행하려 한,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나머지 물량의 도입 계약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여야는 21대 국회 임기 대부분이 지나도록 수은법 개정안을 논의하지 않다가, 지난 21일 뒤늦게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법안이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로 온 것이었다.

법안은 이날 오전 한때 통과 무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오전 10시쯤 국회에서 기재위 전체회의가 개의했으나 기재위원 26명 중 13명만이 출석해, 법안을 의결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인원인 ‘14명 이상’에 1명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윤재옥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수은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면 수출 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고스란히 국민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날 회의에는 10명 중 단 3명만이 나왔다.

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국정에) 책임이 있는 여당 의원들, 오늘 처리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들조차 출석을 안 했다”며 “국민들 뵙기에 민망한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저도 당 최고위원이라 당에서 ‘(회의) 마저 하고 가야 한다’고 했는데, ‘10시에 기재위 회의가 있으니까 다녀 오겠다’고 하고 왔다. 그런데 이게 뭐냐”고 따졌다.

국민의힘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국민 경제에 큰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 법안이 논의되는 기재위에서 의결 정족수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기재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도 “오늘 참석하지 못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는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야기해서 확실하게 페널티를 주도록 건의하겠다”며 “의사 진행에 협조해주신 민주당 의원들에게 특별히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이 정부를 상대로 하는 현안 질의를 진행하면서 시간을 끌어 보려 했지만, 추가로 출석한 의원은 없었고 오히려 의원 여러 명이 자리를 떴다. 결국 기재위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전에 회의를 다시 열어 가까스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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