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치 1960∼1970년대 서부 영화 주인공 ‘장고’처럼 또 다시 선거판에 돌아왔다. 여러 정당의 비대위원장,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았던 그가 이번에는 개혁신당 공관위원장을 맡았다. 거대 양당의 대통령 선거, 총선거를 지휘했던 그가 의원 수가 4석에 불과한 신당의 총선 지휘봉까지 잡는 진기록을 세운 셈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창당대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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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은 23일 4·10 총선 공천을 지휘할 공천관리위원장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개혁신당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공관위원장을 선임한다”며 “예정된 시점보다 다소 늦었지만, 어느 당보다 중량감 있고 정무적 능력이 탁월한 김종인 위원장을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국민에게 선보이는 공천업무에 신속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가 이탈하기 전부터 공관위원장 선임을 위해 김 전 위원장에게 접촉해왔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뿐 아니라 당 최고위원인 금태섭 전 의원의 ‘정치적 멘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21년 11월 24일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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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에도 자주 소통했던 사이다. 이 대표가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및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과의 갈등으로 결별을 선언하자 김 전 비대위원장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이번 개혁신당 공관위원장 선임으로 김 위원장은 여야와 제3지대 정당 모두에서 총선 공천이나 선거운동에 관여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김 위원장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지냈다. 2016년 20대 총선 직전에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겸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임돼 민주당의 공천과 선거운동을 이끌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거쳐 2022년 대선 때는 윤석열 후보 캠프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여야를 넘나들며 선거 중책을 맡는 바람에 비례대표 의원직 역시 정당을 바꿔가며 5선을 기록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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