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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의대생 단체행동, 얼마나 길어질까…대학들 눈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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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의대 학사 일정…학기당 20주 넘어가

"두달까지는 커버되지만 그 이상은 힘들 수도"

2020년 의대증원 때도 수업 거부 38일간 지속

사태 장기화하면 의대생 내부 분열 가능성도

뉴시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대학교와 원광대학교 의대생들이 22일 전북 전주시 전주종합경기장 앞 도로에서 열린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석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2.22. pmk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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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정부의 '엄정한 학사관리' 방침에도 불과 사흘 만에 전체 63%에 달하는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하면서 의·정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빠듯한 의대 학사 일정을 고려했을 때 장기간 수업을 중단할 수 없고, 의대생들도 진급 등을 위해서는 학교에 복귀해야 하는 만큼 이런 움직임이 길어야 두 달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총 34개 의대에서 1만1778명의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약 62.7%에 달하는 규모다.

의대생들의 휴학계 제출 누적 인원은 19일 1133명→20일 8753명→21일 1만1778명으로 점점 늘고 있고,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움직임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수업 거부 등 단체 행동이 확인된 곳은 10개교다.

아직까지 휴학계를 철회하거나, 수업 참석 재개 의사를 나타내는 등 상황이 반전될 기미는 없어보인다. 오히려 정부가 의료계 파업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의대생들의 분노만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도 길어야 두 달을 넘기진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빠듯한 의대 학사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업 연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학들의 수업일수는 '매 학년도 30주 이상'이다.

그러나 의대 본과의 경우 실습이 많기 때문에 학사일정이 통상 40주를 넘어간다. 대다수 대학이 두 학기로 나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 학기당 수업일수가 최소 20주를 넘겨야 하는 것이다.

천재 지변이 일어나거나 교육과정 운영상 '부득이한' 사유로 수업일수를 맞출 수 없을 경우 2주 이내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감축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의대 증원 추진에 따른 의대생들의 단체행동은 '부득이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긴 어렵다"며 "이를 근거로 수업 감축을 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학들도 일단 수업을 1~2주 정도 멈춘 상태이지만, 그 이상을 넘기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예고된 학사 일정에서 벗어났을 때는 그 부담이 2배가 된다"며 "(수업 등을) 무작정 미룰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한 의대 교수도 "적어도 한두 달 정도까지는 주말까지 활용하면 어떻게 커버가 될 수 있는데, (그 이상은) 수업일수 자체가 모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할 당시에도 의대생들의 수업거부는 약 38일 동안 지속돼, 두 달을 넘기진 않았다.

사태가 길어지면 의대생들 내부적으로 분열 조짐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되는 의대 특성상 성적과 진급 등 때문에 장기간 수업 거부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어서다.

또 학칙에 따라 군, 질병 휴학 외에 일반 휴학하는 경우 장학금을 반납해야 하는 학교도 있어 휴학계 제출에 쉽게 동참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이 같은 장학제도를 운영 중이다.

앞서 4년 전 의대 증원 당시에도 의대생의 집단행동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내부고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만들어진 적 있다. 해당 계정에는 단체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대생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들은 일단 수업·실습을 중단하긴 했지만, 팽팽하게 맞서는 의대생·정부 사이에서 분위기만 살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 한 대학가 관계자는 "지금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차질 없는 수업 진행으로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각 대학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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