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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전공의 8024명 '이탈'에 수술지연...노조도 "의대증원 반대는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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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9275명 사직서 제출, 8024명 근무지 이탈

수술실 가동률 절반 아래...수술 지연으로 각종 피해 속출

세브란스노조 "주80시간 노동 싫다면서 의대증원 반대?"

박민수 차관 "현재 의사 공급구조로 급증하는 수요 감당 못해"

헤럴드경제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 지 사흘째인 22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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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사흘째 지속되고 있다. 9000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숫자는 8000명을 웃돈다. 다만 사직서 제출자와 이탈자 증가폭이 전일 대비 둔화됐다. 일부 병원에선 이탈자가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보다 이탈자 줄어든 병원 있다"22일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47곳 현장점검·53곳 서면보고)한 결과 소속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직서 제출자는 전날보다 459명 늘었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의 약 95%가 일한다. 다만 아직까지 사직서가 수리된 사례는 없다. 근무지를 이탈한 이들은 소속 전공의의 64.4%인 8024명으로, 하루 전 대비 211명 늘었다. 복지부는 현장점검에서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038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5230명을 뺀 전공의 80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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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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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의료기관별 사직서 제출과 근무지 이탈 통계는 밝히지 않고 있는데, 세부적으로 보면 오히려 줄어든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명령에 따라 복귀한 뒤 실제로 근무는 하지 않는 ‘위장 복귀’ 사례에 대해서는 “실제로 일하지 않는다면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 정지,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고, 지난해 개정된 의료법 8조와 65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되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만 10세 넘기면 ‘비급여’인데 수술 연기?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 센터에 신규로 접수된 환자 피해사례는 21일 오후 6시 기준 57건이었다. 수술 지연이 44건, 진료거절이 6건, 진료예약 취소가 5건, 입원 지연이 2건이다. 기존에 접수된 92건과 합치면 환자 피해사례는 모두 149건에 달한다. 정부는 수술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진료체계를 갖추고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률 가동률이 절반 밑으로 떨어지고, 암이 전이된 환자의 수술이 취소되는 등 현장의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은 전공의들의 대규모 이탈에 따라 전체 수술을 최소 30%에서 50%까지 줄인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수술을 절반으로 줄였고, 삼성서울병원은 수술의 40% 이상이 연기될 것으로 봤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수술을 30%가량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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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면서 정부가 군 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0일 오후 의료진들이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민간인 환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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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정상적으로 하더라도 전공의가 없는 탓에 대기시간도 계속 길어지고 있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세브란스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는다는 한 폐암 환자는 “20일에 다녀왔는데 대기가 엄청나서 정말 하루 종일 있었다”며 “지방에서 올라와 아침에 도착했는데, 오후 6시에야 끝났다”고 전했다. 지방의 병원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수술들은 거의 다 연기 중이다. 세종시에서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키우는 이아린 씨(43·가명)는 “아이가 ‘간헐적외사시’가 있어 이달 중 재수술을 받기로 예약이 돼 있었는데 충남대병원 측에서 이번 집단행동으로 연기한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간헐적외사시는 만 10세가 넘어가면 건보 적용을 못 받는데 집단행동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수술 지연 등으로 피해를 본 국민을 대상으로 법률상담서비스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도 “주 80시간 일한다며 증원반대?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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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병원에 환자의 치료 여정에 항상 함께하겠다는 내용의 문구가 쓰여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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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행동으로 국민 피해가 커지면서 사회 곳곳에서도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에는 노동조합조차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조속한 복귀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보건복지 분야의 유력 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전공의들 요구 중 하나인 ‘주 80시간 노동 환경개선’은 증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증원 철회를 요청하는 현재의 집단행동은 국민들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 모순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주 80시간 노동환경’이란 병원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전공의들이 일주일 근로시간이 80시간이 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대한전공의 협회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일주일 평균 77.7시간을 일하고 있으며, 전공의들 중 52.2%는 주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에도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의대 증원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박 차관은 “지금까지는 은퇴 의사보다 신규로 배출되는 의사가 많았기 때문에 의사 수는 증가해왔다”며 “앞으로는 베이비부머 세대 의사와 졸업정원제 적용을 받아 대거 배출된 의사들이 본격 은퇴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 근무 시간이 2016년 92시간에서 2022년 78시간으로 줄었고, 바이오헬스 산업 등에서 유능한 의사 수요가 늘고 있다”며 “지금의 의사 공급 구조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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