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며 집단 사직을 시작한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이틀째 이어져 '의료대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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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바이탈과 전공의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파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익명으로 게시해 주목받고 있다. 바이탈과는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과로, 흉부외과·응급의학과·산부인과 등을 말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지난 21일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는 전공의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 A씨는 자신을 바이탈 전공의라고 소개하며 전공의 파업에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사실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고 있지만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라 여기서라도 글을 써보려고 처음 가입했다"며 "의사 인증하는 게 복잡해서 인증은 안 했는데 안 믿을 사람은 안 믿어도 좋다. 근무 병원 공개되면 혹시 날 찾아낼까 걱정돼 비공개로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 전공의 파업 분위기에 대해 "10%의 초강경파들이 주도하고 있고 30% 강경파, 30%는 강경파는 아니지만 찬성하는 사람들, 30%는 단순히 일하기 싫었는데 잘됐다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며 "나처럼 파업에 반대하는 사람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반대를 말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블라인드 캡처 |
그러면서 "파업에 반대하는 이유는 정부 정책에 찬성하기 때문이다. 2020년도에는 정부 정책에 극렬히 반대하고 파업에 적극적으로 찬성했으나 이번에는 입장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대한민국 의료의 위기'를 꼽았다.
A씨는 "가장 문제는 종합병원 의사(대학병원 교수)가 없다는 거다. 현재 개원의와 교수 페이가 3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지고 더 힘든 일을 하는 교수는 더 이상 젊은 의사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페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실비보험'이 보편화되면서 비급여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급여 끼워팔기, 생눈 백내장, 도수치료, 이상한 주사들로 인해 개원가는 역대급 호황을 맞이했다. 이런 행태는 환자를 속이는 것이며 굉장히 추악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7813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비율은 전날 55%에서 71.2%로, 근무지 이탈 비율은 25%에서 63.1%로 대폭 증가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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