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하위, 이해할 수 없는 결과”
공천 공정성에 강력히 의문 제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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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들의 하위 20% 통보 공개가 이어지고 있다. 송갑석·김한정·박영순 의원은 21일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공천 공정성에 강력히 의문을 표했다. 본인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들을 내려 보냈다는 자객공천 의혹도 제기했다. 민주당 하위 20% ‘셀프 공개자’는 이날로 6명에 이르렀다.
송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20일)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9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후 “자기 증명을 거부한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대표적 비명계 호남 의원이다.
송 의원은 재심 신청 없이 경선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제 집이다. 제 집을 제가 나갈 수는 없다”며 탈당에는 선을 그었다. ‘비명 학살’ 논란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억울할 순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잠재우지 않는 한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비명의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공언한 원외 친명 세력의 리더가 저의 지역구에서 사라지고 나니 남은 후보 중 한 명의 후원회장으로 이재명 대표의 멘토라 불리는 사람이 투입됐다”며 “당의 윤리감찰단이 제 지역구를 두 번이나 샅샅이 훑고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명이든 비명이든 친문이든 누구든 상관없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원칙 하나로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총재 시절 공보 비서를 지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회견을 열고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속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하위 10%’라는 수치와 굴레를 쓰고 경선에 임해야 하는지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경선에서 이겨내어 제게 부여된 소임과 의무를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본인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을을 “감히 국민의힘이 넘볼 수 없도록 해 놓았다”며 “그런데도 갑자기 ‘육사생도 시절 남양주 행군 경험’을 내세운 비례의원이 나타났고 ‘김한정 비명’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 전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결과 하위 10%에 포함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된 민주당이 저를 죽이려 할지라도 결코 굴하지 않겠다”며 “이재명 사당의 치욕스런 정치보복에 맞서 의연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당 공천 관련 책임자들이 “사표를 내고 2선으로 물러나야 된다”며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했다. 또 “필요하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며 탈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 의원 지역구인 대전 대덕은 친명계 박정현 최고위원(전 대덕구청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박 의원은 이 대표가 박 최고위원을 지명했을 때 본인은 축하를 보내줬다며 “공정한 경선만은 보장될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는 저의 크나큰 착각이었다”며 “공관위의 하위 10% 통보로 결국 이것은 애초부터 기획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로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에 속한다고 통보받은 사실을 스스로 공개한 민주당 의원들은 6명이 됐다. 앞서 김영주 의원은 지난 19일 “모멸감을 느낀다”며 당을 떠났다. 지난 20일에는 박용진 의원과 윤영찬 의원이 하위 10% 통보 사실을 공개했다. 박 의원과 윤 의원은 당에 남아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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