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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4 (일)

'파묘' 무속신앙계의 한일전···제대로 험한 것들이 만났다 [정지은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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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리뷰

풍수사, 장의사, 무당이 마주한 괴기한 무덤

역사적 소재 엮은 새로운 맛 담긴 K-오컬트

'오컬트 마니아' 장재현 감독의 섬뜩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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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가 엄청나네.”

제대로 험한 것이 튀어나왔다. 역사적 소재와 엮은 새로운 맛의 K-오컬트를 선보이는 '파묘'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연출한 K-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이번에도 음험한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믿음을 넘어선 공포를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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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지 중의 악지" 파헤친 이들이 마주한 인과응보 = 1장 음양오행부터 챕터별로 나뉘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파묘'는 부자 집안에게서 온 미스터리한 의뢰로 한 무덤을 찾게 된 무당 화림(김고은), 봉길(이도현), 풍수사 상덕(최민식), 장의사 영근(유해진)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집안의 남성들에게 대대손손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며 고통을 겪고 있는 의뢰인을 만난 화림과 봉길은 "묫바람"이라며 상덕과 영근과 팀을 이뤄 의뢰인 조부의 묘를 이장하려 한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상덕은 기괴한 느낌을 받게 되고 부자 집안의 묘라기엔 악지 중의 악지에 묻혀 있는 상황을 보고 의뢰를 거절하고자 한다. 하지만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큰돈이 필요한 상덕, 그리고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화림의 설득으로 자신의 감이 주는 경고를 무시한 채 건드리지 말아야 할 무덤의 '파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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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맛' K-오컬트...전작들과 다르다 = 장재현 감독은 사제들의 구마 의식을 다룬 '검은 사제들',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쌍둥이를 둘러싼 기이한 이야기를 다룬 '사바하'에 이어 '파묘'를 선보였다. '파묘'는 무속신앙을 중점적으로 다루되 근현대사를 넘어 그보다 더욱 과거에 있는 이야기까지도 다룬다.

영화 초반부에서 의뢰인의 집안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비밀, '친일파 자손'인 점을 감춘다. 무언가 이상함을 예지한 상덕은 "숨기는 것이 없냐"고 묻지만 그것을 계속 숨기던 의뢰인의 집안은 결국 그 업보를 치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무당, 풍수사, 장의사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펼치는 전문 지식, 그리고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는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특히 조상 귀신, 일본 귀신의 등장으로 인해 벌어지는 ‘무속신앙계의 한일전’도 ‘파묘’를 보게 하는 또 다른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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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미술, 풍성한 사운드, 극한의 연기가 주는 몰입감 = 장재현 감독의 무기는 디테일이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부에서 처음 화림이 의뢰인의 집에 찾아갔을 때 집안 곳곳에 뻗친 덩굴, 기이한 나뭇가지가 나있는 화분 등은 의뢰인의 가문을 옭아매는 무언가의 존재를 암시한다. 더불어 스산하고 을씨년스러운 무덤, 비밀을 안고 있는 듯 보이는 절 등 어디인지 모를 '악지'의 배경이 되는 장소들도 공포감을 조성한다.

이어 사운드의 세밀한 강약 조절은 단조로운 서사 속에서도 관객들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고은이 굿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땅과 하늘이 요동치듯 하지만 굿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적막은 고요함에서 찾아오는 공포심을 극한으로 끌어당긴다.

특히 직접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아도 대사와 연기만으로 어둠의 존재들을 증명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 깊다. '믿고 보는' 배우들로 알려진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의 연기는 기본이며 선배 배우들의 역량을 따라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던 이도현 역시 봉길로 완벽히 분해 전작에서 보여준 실력을 다시금 넘어서는 발군의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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