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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1년 전에 잡은 아이 수술 때문에 휴직했는데”…진료 취소 속출에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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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전공의 파업 첫날인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진료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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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첫날인 20일 평소 중증·응급 환자가 많이 몰리는 빅5 병원 응급실 앞은 오히려 평온했다. 빅5 병원 전공의들의 파업과 응급실·수술실의 제한 운영 소식이 미리 알려지면서 소방서나 응급환자 이송기관에서 다른 병원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종합병원에서 응급실 진료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 강동구의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은 이날 오전부터 인력 부족을 이유로 안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진료가 불가하다는 공지를 띄웠다. 광진구 건국대병원 응급실도 전날부터 외과 응급수술 등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구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영남대학교병원과 카톨릭대학교병원 응급실은 산부인과, 신경과, 소아과, 성형외과 등 다수의 진료과목 관련 환자들을 아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영남대병원의 경우 중환자만 확인 후 겨우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우려했던 의료차질은 현실화됐다. 외래 진료 대기시간이 평소의 2~3배로 길어지는 것은 기본, 아예 진료가 취소돼 발길을 돌리는 환자들도 나왔다. 일부 종합병원 응급실에서는 당직의 등 인력 부족으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사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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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하기로 한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안과병원 진료실 앞에는 ‘진료 지연으로 혼선이 예상됩니다. 특수처치 및 검사가 불가한 경우 진료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다른 빅5 병원보다 하루 먼저 전공의 이탈이 시작된 세브란스병원은 전날까지만 해도 외래 진료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날 안과 등 일부 외래진료가 중단됐다. 안과병원 진료실 앞 화면에는 ‘예약지연시간 60분’이라는 안내 문구도 떠 있었다.

안과 진료를 받기 위해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60대 여성 환자는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 안에서도 계속 진료가 취소되지는 않을까 확인했다”며 “평소 대기시간이 30분을 넘긴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안과는 전문의 진료에 앞서 이뤄지는 예진 등 전공의가 맡는 업무가 많은 과로 분류된다. 안과병원 측은 “진단서, 소견서 발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방문 환자들에게 안내하고 있었다.

병원들이 파업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진료와 수술, 입원 일정 등을 연기했지만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오후 일부 과의 예약지연 시간이 100분을 넘기면서 일부 대기 환자들이 “대체 언제쯤 진료를 받을 수 있느냐”며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로비는 평소처럼 환자로 붐볐지만 하얀 가운을 입은 의료진의 모습을 찾는 것은 평소와 달리 쉽지 않았다. 병원을 방문한 80대 남성 환자는 “양평에서 2시간이나 걸려 진료를 보러왔는데 당일에 취소됐다”면서 “의사들이 왜 환자를 방패 삼아 정부와 맞서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무사히 진료를 받은 환자들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외래 진료를 보러 왔다는 김 모씨(73)는 “진료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줄 알았는데 다행히 예약대로 진행됐다”며 “뉴스를 보면서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다음에 올 때는 어찌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간병인으로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60대 윤 모씨는 “아직은 크게 와닿는 일은 없지만 환자와 보호자들이 상황이 커질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별일 없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50대 심모씨 역시 “진료를 봐주시는 교수님이 평소보다 피곤해보이셨다”면서 “두 달 뒤 다시 병원에 와야 하는데 예약을 제때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별로 관내 시도립병원 105곳, 지방의료원 39곳, 보건소 259곳 등을 중심으로 진료를 확대하고 응급의료기관의 필수 기능이 유지되도록 하는데 지자체 의료 역량을 집중하도록 했다. 또 문 여는 의료기관과 비상진료기관 안내를 철저히 할 것도 강조했다. 행안부는 이날 회의에 앞서 지자체 비상진료체계와 지역 의료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17개 시도에 과장급 지역책임관을 긴급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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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강행에 반발해 전국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의료 현장을 떠나 ‘의료 대란’이 표면화되고 있는 20일 오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관련 시ㆍ도 부단체장 회의에 참석해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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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하는 의사의 집단행동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지자체는 지자체 비상진료체계가 중단없이 가동되도록 철저히 대비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1년 전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회사도 휴직했지만 갑작스럽게 입원이 지연된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며 “환자들의 피해 사례를 검토해 의료 공백이 없도록 조치하고 필요한 경우 소송에 대한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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