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경제’ 당시 기록한 최고치 턱밑
올해 들어 15% 올라…호조 이어져
기업실적·투자심리 개선에 외인 순매수
日 당국 기업가치 제고 정책 빛 발해
“韓도 지배구조 개선 등 꾸준히 노력해야”
26일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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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은 日 기업들…‘美 증시 훈풍’도 영향
20일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99포인트(0.10%) 오른 3만8510.37에 장을 열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3만3464.17)와 비교했을 땐 5046.2포인트(15.08%) 높다.
반도체 관련 업종 등이 전체 주가 상승을 이끌면서 닛케이지수는 1989년 12월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만8915.87)를 목전에 뒀다. 한국은행 동경사무소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최고점을 찍은 뒤 버블 붕괴로 장기 침체기에 진입해 2009년 3월 7054까지 하락했다가 2012년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우선 최근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미국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일본 주식 매수심리 강화 움직임이 거론된다.
한은 동경사무소는 지난 16일 내놓은 ‘최근 일본 주가 상승 배경 및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발표된 일본기업의 지난해 4분기 결산에서 기업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등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수요 증가로 도쿄일렉트론, 소프트뱅크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과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견인에 한몫했다.
지난달 외국인들은 일본 주식을 2조693억엔 순매수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1982년 이후 7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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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역점…투자자 기대감↑
일본 당국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과 이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역시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를 매력적으로 느끼게끔 만든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보고서는 “일본 증권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을 상장기업에 요청하고, 기업들이 적극 호응하면서 기업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권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상황이 계속되는 기업들에 경영개선 방안 공개를 강하게 요청하고,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가 등으로 자본 수익성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의미로, 해당 기업의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있다는 뜻이다.
일본 주가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에선 긍정적인 분위기다. 지난 7일 일본 금융정보업체 퀵(QUICK)의 주식시장 참가자 대상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중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의견이 50%에 달했다. 경신이 어렵다는 의견은 6%에 불과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일본 증시 강세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따른 산물이라고 본다. 센터는 최근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주가 동향’ 보고서에서 “일본은 2013년 이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금융시장에서는 특히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가 발표한 상장기업 PBR 개선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의 기업가치 증대 노력이 증시 호조로 이어진 점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제금융센터 이은재 부전문위원과 최성락 주식분석부장은 “최근 한국 증시 체질 개선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증대 등 구체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최근 들어 코스피는 오는 26일 발표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50포인트(1.19%) 오른 2680.26으로 마감하면서 2022년 5월31일(2685.90) 이후 1년 9개월 만에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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