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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의대 정원 확대

"의대 정원 4만명 증원…외국에선 의사 집단행동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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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행동으로 의대증원 막는 나라 한국뿐"

고령화 대비 의대 증원은 전세계적 흐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해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 등 집단행동을 단행하는 가운데 "의사들이 집단행동으로 의료인력 확대를 가로막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다가오는 고령화에 대비해 의사 수를 늘리고 있지만,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파업에 나서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16일 오후 대구 남구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루가관 강당에서 열린 의대 학위수여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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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프랑스 등 각국의 의사 파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의사 증원'이 파업의 이유인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일본 같은 나라는 의사협회가 의대 증원에 오히려 찬성한 경우"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있었던 의대 증원 시도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정부가 굴복했던 사례를 남긴 것은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도 "각국 제도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해외에서 의사가 정부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한 사례는 임금 인상 같은 이유"였다며 "현재 우리나라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해외 사례처럼 단순히 임금을 올려달라는 게 아니라 의사 부족으로 인한 환자의 피해를 전제로 돈을 더 벌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지역 의료 수요를 추계 '지역 틀'을 적용해 의사 인원 4만3천명가량을 늘렸지만, 집단행동 같은 의사단체 반발은 없었다.

일본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의 면담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할 당시 의사 수 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협회에서도 반대는 없었으며, 지역 틀로 선발했던 것도 의사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독일도 고령화에 대비해 의대 정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토마스 슈테펜 독일 연방보건부 차관은 이기일 복지부 차관·한국 기자단과의 면담에서 "독일의 의대 정원 또한 충분치 않아 연내 5천명 이상을 증원하려고 한다"며 "독일에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의대 정원 확대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선진국들은 잇달아 파격적인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한국보다 인구가 다소 많은 독일(8317만명)은 공립 의과대학 총정원을 9천명에서 1만5000명가량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 영국(6708만명)은 2020년 의과대학 신입생을 8639명 뽑았고, 2031년까지 1만5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독일과 영국의 의대 입학 정원은 우리나라의 5배에 달하게 된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인구는 5175만명이며, 의대 정원은 3058명으로 2006년부터 18년째 고정되어있다. 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35년까지 의사 1만5천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2025학년도부터 5년간 매년 2천명씩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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