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겨냥해 "국기 문란과 안보 붕괴라는 국가 시스템의 치명적 결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부인 디올 명품백 논란 그 자체도 참으로 기막힌 뇌물 수수 의혹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라며 이처럼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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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외부인이 확인도 안 되는 물체를 갖고 영부인 몰래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국가 시스템의 치명적 결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건 박절했느냐 박절하지 않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이상으로 국가 안보에 구멍이 난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을 망가진 시스템과 국가 안보의 복구 기회로 삼고, 국민께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그리고 그에 대해서 재발방지대책을 구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독일·덴마크 순방 계획을 출국 나흘 전에 순연한 것에 대해 "국가간 정상외교 일정을 나흘 전 갑자기 취소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북한의 도발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는데, 이런 문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보면 결코 할 수 없는 얘기"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런 얘기 자체가 민생 경제를 위한 순방외교가 아니라 민생 경제를 망치는 행위"라며 "외교 참사뿐 아니라 안보 참사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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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지난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수행했던 행정관 이메일이 북한에 해킹당했다는데, 이런 시스템상의 문제를 개인의 부주의의 문제라고 하면서 무마하려는 대통령실 인식이 정말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저격했다. 이 대표는 "정 부의장이 돈봉투 받는 영상 저도 봤는데 변명이 가관이다. '나중에 돌려줬다'는 건데, 그 자리에서 쑤셔넣지 말고 돌려줬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몰카'라고 주장할 건가"라며 "당연히 국회에서 제명할 사안인데, 이런 말 적절할 지 모르겠지만 국민의힘 '종특'(특징)이 적반하장, 후안무치인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선거법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재의 제도는 조국(전 법무부 장관)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 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도둑이 뻔뻔스럽게 오히려 주인에게 몽둥이 들고 달려드는 걸 적반하장이라고 하는데, 지금 정부·여당의 행태가 딱 적반하장 후안무치 그 자체"라며 "선거 관련 비례제도를 두고 계속 야당을 비난하는데, 자신들이 100% 제도를 잠탈하는 위성정당을 먼저 만들어 놓고, 제도의 취지를 살리겠다고 연합비례정당을 만들고 있는 야당을 비난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심각한 건 반헌법적 사고다. 나는 원래 도둑이니 도둑질해도 되지만 야당은 근처에 오지도 말아야 한다는 그런 얘기 아닌가"라며 "명색이 법률가들로 주로 이뤄진 검사 정권이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나"라고 일갈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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