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위협 맞서 변해야…무기 구매 아닌 자체 조달要"
백신 자체 생산·가스 공동구매 때처럼 예산 투입 추진
이달 방산 강화 전략 발표…우크라戰으로 위기의식↑
트럼프 나토 방위비 압박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위산업에 더 많은 돈을 더 잘 써야 한다. (특히) 유럽에 대한 (자체적인) 지출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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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집행위의 핵심 사업은 역내 산업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는 (각 회원국별로) 매우 세분화된 방산 시장을 갖고 있으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방산 업계가 증가하는 지정학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EU가)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구매자가 아니라 조력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보호 요소다. 지난 20년, 30년, 40년 동안 우리의 평화는 유럽 내 통합과 평화에 관한 것이었다. 이제 처음으로 우리는 외부로부터의 보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경고 신호를 이해하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는 (EU 시민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국가에 흩어져 있는 방산 시장을 통합·중앙집권화해 육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즉 미국 등 제3국에서 무기를 사들이지 말고 역내 방산을 키워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압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집행위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늘렸을 때, 그리고 가스를 공동 구매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내) 납세자들의 세금을 활용한 방산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달 역내 군사산업 단지 강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계획엔 EU 예산을 투입해 각 회원국들의 무기 구매 자금 조달을 늘리고 생산 구매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FT는 부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원국들 간 협력을 강화하고 방산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선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투자수익률(ROI)을 높여야 한다”면서 “유럽 납세자들이 공정한 방식으로 낸 세금은 EU 안에서 쓰여야 한다. (백신·가스에 썼던) 세금을 이젠 새 탱크를 만드는 데 쓸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세계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EU의 방산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체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계속해서 무기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EU는 더 크고, 더 강력하고, 더 효율적인 방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을 크게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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