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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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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목사 “젊은이들 결혼·출산 기피 이유에 정부가 어떤 답도 못 줘… 온 사회 양육인지 감수성 배양하고 저출생 문제에 매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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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인지 감수성’ 배양 캠페인 등 10대 과제 선정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양육과 성장까지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지자는 것”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 출산장려금 200만원(첫째)∼1000만원(넷째 이상)으로 대폭 인상

“동성애자 차별하면 안 되지만, 기독교적 관점에서 동성애와 동성결혼 권장하지 않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평양에 지으려던 심장전문병원, 남북관계 악화로 15년째 건설 중단

“심장병 가족력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요청으로 병원 착공,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다 심장에 문제 있어”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절박하다고 느끼지 않지만 가장 절박한 이슈가 저출생 문제”라며 “우리 사회를 통째로 아이들 양육에 유리한 인큐베이터로 바꿔야 한다. 사회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양육인지 감수성’을 능동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캠페인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성 인지 감수성’을 높이면 성차별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듯이 이제 양육인지 감수성을 통해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양육과 성장까지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양육인지 감수성 체크리스트 제작과 배포, 유명 인사들과 함께하는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세계일보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양육인지 감수성’ 배양 등 전 사회적인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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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또 청년들이 결혼을 안 하고 결혼 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현상과 관련, “청년들이 ‘결혼할 여건(형편)이 안 되고, 결혼해도 양육 문제로 아이 낳기가 어렵다. (안정적인) 보금자리(집)가 없다’는 세 가지 이유를 댄다”며 “정부는 어떤 답도 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 각계와 전체가 매달려서 이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자체 저출생 대응책의 하나인 교인 출산 장려금도 올해부터 첫째 아이 20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500만원, 넷째 이상 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교회가 2012년 시작해 지금까지 지급한 출산 장려금은 모두 54억원(5016명)에 달한다.

이를 포함해 △‘양육인지 감수성 높은 사회로의 초대’를 주제로 문화와 제도를 바꿔가는 포럼 개최 △육아공동체 참여 100만 서명운동 △여성리더십 강화 △다음세대 목회 강화 △다문화센터 사역 강화 △기후위기 시대 신앙과제 실천 △복음통일시대를 위한 지속 노력 △행복한 노인문화 만들기를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향후 5년 동안 수행할 10대 과제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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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서울 시내 곳곳에 운영 중인 136개 기도처(기도 시설)를 아동이 방과 후 머물 수 있는 일종의 돌봄 교실·돌봄 학교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여의도 대성전 1층도 아이들의 놀이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공식 승인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동성 커플을 위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 기도가 이뤄진 것과 관련해 이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도 동성애자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들을 분리해서도 안 된다”며 “다만, 성서적(기독교적 관점)으로 동성애를 권장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는 게 창조의 원칙이기 때문에 남녀가 만나 결혼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 여정 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교회 차원에서 단체 관람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쪽 얘기만 너무 들었기 때문에 양쪽을 다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역사관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있다. 이제 팩트(사실)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1958년 창립 이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여성 장로를 올해부터 장립(將立·장로로 선정된 자에게 교직을 줌)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20명 정도를 추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교회는 앞서 지난해 여성 목사 47명을 배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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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북한 평양 한복판에 건설하다 중단된 평양심장전문병원(조용기심장병원)에 대해 이 목사는 “평양심장병원은 사실 (노무현정부 말기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본인들의 가족력에 심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심장전문병원을 지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다 심장에 문제가 있다”며 “그래서 당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양에 처음 병원을 지을 때 모든 업무를 우리와 함께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북한 측이 김일성광장 인근의 요지에 1만평을 부지로 제공한 병원은 외관 공사를 마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한 이명박정부의 5·24 대북제제 조치로 공사가 중단된 후 남북 관계가 장기간 냉각되면서 방치된 상태다. 이 목사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지 때문에 북한이 (남측 시설 중) 심장병원은 (철거 등) 손을 못대고 있다. 공사가 재개 되면 오래 걸리지 않아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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