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확산엔 부정적 평가도
전문가들 "과도한 선전은 역풍 불러올 가능성"
국민의힘 소속 총선 출마자들이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관람 인증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과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의 관람 인증.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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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국민의힘 소속 총선 출마자들이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관람 인증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는 것이란 해석과 함께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건국전쟁은 전날(13일) 전국에서 5만2123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13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38만2154명으로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건국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전 대통령의 공로에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보수진영으로서는 영화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관람을 인증하면서 건국전쟁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참모들에게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며 건국전쟁 관람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그는 "물론 그분의 모든 게 미화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서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며 "과가 분명히 있으나 생애 전체로 볼 때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일도양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잇따라 관람평을 남기면서 인증 릴레이는 여권 전체로 퍼지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건국전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신군부 세력의 군사반란을 다뤄 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 흥행에 맞불을 놓는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칫 이념 색채가 강해질 수 있어 중도층 확산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에 "정치인들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호소하는데 영화가 좋은 수단이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도층에는 반감을 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채 교수는 "그렇다"며 "이 전 대통령은 공과가 있기 때문에 객관성을 요구하는 중도층은 일방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맹신하게 되면 당연히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탈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이탈 중 손익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건국전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건국전쟁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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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당시 중도층 이탈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해 8월 28일부터 9월1일까지 5일간 성인 2505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2.0%에 95% 신뢰수준)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서 35.4%가 '잘함'을 61.1%가 '잘못함'을 선택했다. 직전 조사에서 잘함의 경우 37.6%였으나 2.2%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59.4%에서 1.7%P 올랐다. 중도층에서 긍정 평가는 직전조사 35.9%에서 4.3%P 하락한 31.6%였다. 무선(97%), 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5%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문화적인 부분에서 보수가 진보에 밀려온 것이 사실이었고, 건국전쟁이 반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또 공천 시즌과 맞물려서 자신이 보수의 적통이라는 것을 관람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근현대사를 다시 돌아보는 선에서 영화를 홍보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선전은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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