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도 미국 보호…집단방위 조항, 美9·11때 발동"
"트럼프 발언에 적들 환호…내가 대통령인한 어림없다"
우크라 지원 예산 하원 통과 압박 "역사가 지켜본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등 추가 안보지원 예산안의 하원 통과를 촉구하는 긴급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24.0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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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유력한 대권 경쟁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격을 독려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멍청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날 미국 상원을 통과한 95억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등 지원 예산안과 관련해 하원에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입김이 강한 하원이 이번 예산안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상원을 통과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 추가 안보지원 예산안의 하원 통과를 촉구하는 긴급연설을 진행하며 "전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 전에도 미국 안보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최근 몇일 동안 그 위험은 더 커졌다. 전임 대통령의 위험하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토 관련 발언을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재임시절 한 나토 회원국 지도자가 자신에게 '돈을 안 내더라도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아니. 나는 당신들을 보호하지 않겠다. 사실 나는 그들(러시아)에 어떤 일이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발언에 백악관은 즉시 앤드루 베이츠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살인적인 정권에 우리 가장 가까운 동맹을 침공하도록 독려하는 일은 끔찍하고 불안정하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3일 만에 이를 직접 언급하며 비판을 퍼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최악은 그가 진심이라는 점이다"며 "역사상 어떤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독재자에게 굴복한 적은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이는 멍청하고 부끄러운 일이며, 위험하고 미국적이지 않은 일이다"고 강조했다.
[콘웨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콘웨이에서 유세하는 모습. 2024.0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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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나토를 바라볼 때 미국과 세계를 보호하는 동맹을 보지못한다"면서 "트럼프와 나토를 탈퇴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나토의 (집단방위 조항) 5조는 역사상 단 한 번 발동됐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그 한 번은 우리가 9·11 공격을 당했을 때 이뤄졌다. 우리는 그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토 동맹의 균열이 발생하면 러시아나 중국 등 적들에게만 이로운 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적들은 오랜시간 동맹의 균열을 추구했고, 미국의 피해를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가장 큰 희망이 나토해체다. 트럼프의 말을 들었을 때 그들은 모두 환호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며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미국은 푸틴의 공격에 나토의 모든 영토를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설은 당초 예정에 없었으나, 이른 아침 상원이 안보지원 예산안을 통과시키자 마련됐다.
상원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에 601억달러, 이스라엘에 141억달러,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49억달러 등을 지원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상원의원 49명 중에서도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수개월간 협상을 통해 국경 강화,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포괄하는 패키지 법안에 합의했다. 다만 존슨의장이 반대 방침을 밝히면서 합의안이 사실상 폐기됐고, 이에 국경 강화 방안이 제외된 예산안이 별도 상정돼 통과됐다.
[워싱턴=AP/뉴시스]사진은 지난 5일 존슨 의장이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 2024.0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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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이번 예산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존슨 의장은 전날 밤 "상원으로부터 국경 정책에 대한 변화를 단 한 건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하원은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독자적인 의지를 갖고 일할 것"이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즉시 법안을 표결에 가져가도록 촉구한다"며 "상원 법안이 하원에 상정되면 통과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존슨 의장 역시 이를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법안을 지지하는 것이 푸틴에 맞서는 것이며, 이를 반대하는 것은 푸틴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권력과 우크라이나 통제를 향한 푸틴의 야욕을 막지 못한다면, 그는 우크라이나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반대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회 공화당원들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치러야할 비용은 더 커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역사가 지켜보고있다"고 거듭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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