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에서 열린 ‘투표 참여’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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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를 추진할 수 있다고 옛 측근들이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고위 당국자들은 다음달 출간되는 CNN 앵커 짐 슈토의 책 <The Return of Great Powers>(강대국의 귀환)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면) 그는 나토 탈퇴를 다시 추진할 것이고, 나토는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대만에 대한 지원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낸 존 켈리는 “핵심은 트럼프가 나토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트럼프의 멸시는 한국, 일본과의 상호방위 약속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말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과 함께 트럼프 정부 초기 대통령의 충동적인 정책 결정을 견제한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2018년 말 대통령과의 불화로 경질됐고,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해 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내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법무부가 내게 등을 돌린 인사들을 수사하길 바란다”며 켈리 전 비서실장 등을 수사하고 싶은 ‘배신자’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한 고위 당국자들은 트럼프가 지난 대통령 임기 동안 실제로 나토 탈퇴를 추진했다고 증언했다. 201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크 밀리 당시 합참의장과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에게 나토 탈퇴를 추진하라고 명령했고, 두 사람은 강하게 반대했으나 결국 지시에 따라 탈퇴 방법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는 이후 지시를 철회했지만, 그가 마지막까지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모두가 두려워했다”고 회고했다.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중 한 나토 회원국 정상에게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부담하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공격해도 이를 방어하지 않고 공격을 부추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혀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회원국 중 어느 한 국가가 공격을 받으면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그가 재집권할 경우 ‘동맹 무시’ 기조가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서양 양안에서 증폭되고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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