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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마라톤 ‘꿈의 기록’ 앞두고 충격의 사망…도요타 몰던 세계 신기록 보유자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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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마라톤 세계기록을 세운 켈빈 킵텀. [사진출처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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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의 벽을 깰 것으로 기대됐던 마라톤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켈빈 킵툼(25·케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AP와 CNN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킵툼은 전날 밤 11시쯤 케냐 리프트밸리 지역 엘도렛 인근 도로에서 도요타 차량을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당시 함께 차량에 탑승해 있던 르완다 출신의 코치 제르바이스 하키지마나(36)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 다른 탑승자는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현지 경찰은 “킵툼이 몰던 차량이 통제를 잃고 도로를 이탈해 60m 떨어진 도랑에 빠지면서 큰 나무를 들이받았다”고 했다.

1999년생인 킵툼은 지난해 10월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00분35초에 달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100m를 평균 17.1초에 뛴 셈이다. 이 기록은 지난주 세계육상연맹에 의해 승인됐다. 종전 엘리우드 킵초게(39·케냐)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01분09초를 34초 앞당겼다.

킵툼은 킵초게 이후 인류의 숙원인 ‘서브 2′(2시간 이내에 풀코스 완주)를 달성할 1순위로 꼽혔다. 아직 20대 중반인 킵툼은 같은 케냐 출신으로 또 다른 마라톤 강자인 엘리우드 킵초케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1시간대 기록까지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됐었다. 특히 킵초케는 40세여서 그보다 15살 어린 킵텀이 2시간 대 벽을 먼저 무너트릴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킵툼은 2022년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첫 풀코스를 달렸고, 당시 2시간 1분 53초의 기록을 세웠다. 첫 마라톤에 나선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이자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후 이듬해 4월에는 런던 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28초 앞당긴 2시간 1분 25초로 우승했다. 6개월 뒤 열린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계 최초로 2시간 0분대 기록까지 세웠다.

킵툼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시골 마을 쳅사모 출신이다. 염소와 양을 키우며 살던 그는 케냐로 마라톤 전지훈련을 온 선수들 뒤를 따라 달리며 마라톤을 배웠다. 마라톤 트랙이 없어 맨발로 도로를 뛰었다.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은 건 2019년부터다. 첫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때도 신발을 살 여유가 없어 빌린 신발을 신고 뛴 것으로 알려졌다.

세바스탄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놀라운 유산을 남긴 놀라운 선수를 우리는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며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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