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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중국·필리핀, 남중국해서 또 ‘쾅’…‘영유권 갈등’ 임계치 한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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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성향’ 대통령 취임 후 마찰 잦아져

경향신문

남중국해에서 지난해 4월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지역으로 진입하려는 필리핀 해안경비대 함정을 막아서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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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의 선박 운항 문제로 또 충돌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잦아지는 모습이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경국은 “지난 2∼9일 필리핀 해경 9701 선박이 중국 황옌다오(黃岩島·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을 여러 차례 불법 침범했다”며 “중국 해경은 법에 따라 필리핀 선박에 대해 항로 통제를 하고 강제 퇴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해경국은 이어 “중국은 황옌다오와 인근 해역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며 “해경은 관할 해역에서 권익 수호와 법 집행 활동을 일관되게 전개하고, 국가 주권과 해양 권익을 굳게 수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루손섬에서 서쪽으로 240㎞ 정도 떨어진 산호초 섬으로,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위치해 있다. 중국 최남단 하이난에서는 900㎞ 가량 떨어져 있지만 중국은 2012년부터 이곳을 실효 지배하면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긋고 그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스플래틀리 군도(중국면 난사군도)와 파라셀 군도(중국면 시사군도), 스카버러 암초 등이 포함돼 있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중국의 계속된 영유권 주장으로 이 일대 영유권 분쟁은 지속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여러 나라가 얽혀 있지만 특히 최근 중국과 필리핀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친중 성향이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집권기와 달리 필리핀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대통령 취임 이후 친미 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필리핀 군함이 좌초돼 있는 스플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여러 차례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양측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과 필리핀이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집권기 중단됐던 남중국해 합동 순찰을 재개하기로 하고 두 번째 합동 순찰에 나서자 중국도 남중국해 순찰 활동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긴장이 고조됐었다.

필리핀은 이번에 중국이 자국 선박을 강제 퇴거시키는 과정에서도 위험한 행동을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달 초 필리핀 선박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 해역에서 어민들에게 식량을 전달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순찰 활동을 벌이는 동안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위험한 기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은 필리핀 선박의 뱃머리 앞으로 두 차례 횡단을 하는 등 4차례에 걸쳐 위험한 차단 기동을 했다”며 “중국 선박이 무모하게 해상 충돌 방지에 관한 국제 규정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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