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해경 간부, 여경 있는 사무실서 윗옷 벗고 통화…"징계 적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성 경찰관들과 함께 있는 사무실에서 윗옷을 벗은 해양경찰청 간부가 견책 처분을 받자 억울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적법한 징계라고 판단했습니다.

인천지법 행정1-1부(이현석 부장판사)는 해양경찰관 A 경정이 해경청장을 상대로 낸 견책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2022년 4월 견책과 전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A 경정에게 명령했습니다.

A 경정은 지난 2021년 12월 인천시 연수구 해경청 본관에서 열린 총경 승진 역량평가 면접이 끝난 뒤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서는 갑자기 윗옷을 벗었습니다.

당시 사무실에는 여성 경찰관 3명도 함께 있었습니다.

다른 남성 경찰관이 "갑자기 옷을 왜 벗으시냐"고 물었지만, A 경정은 자신의 책상 앞에 서서 상의 속옷만 입은 채 전화 통화를 했고 그 모습을 본 한 여성 경찰관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A 경정은 앞서 같은 해 3월 건강 악화와 업무 부담으로 힘들어하던 여성 경찰관 B 씨가 원하지 않는데도 사실상 강제로 병가를 쓰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과장님 지시로 병가 조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B 씨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업무가 많다며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A 경정은 B 씨 의견을 무시한 채 다른 직원에게 그의 병가를 대신 신청하라고 지시했고, 자신이 직접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경청은 2022년 4월 품위유지의무와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A 경정에게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 처분을 하면서 근무지를 바꾸는 전보 조치했습니다.

그러자 A 경정은 "징계 자체도 지나치지만, 문책성 인사로 인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갑자기 전보돼 사실상 이중 처벌을 받았다"며 3개월 뒤 해경청장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소송에서 "당시 급하게 옷을 갈아입어야 했는데 사무실 책상 앞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며 "마침 자리에서 일어난 다른 직원이 그 모습을 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병가 신청도 B 씨의 묵시적인 동의에 따라 한 것"이라며 "권한을 이용한 강요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A 경정의 행위는 품위 손상에 해당하고, 그에 따른 견책 처분과 전보 인사도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가 일한 사무실 인근에는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화장실도 있었다"며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B 씨가 병가를 쓰겠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며 "B 씨 의사에 반해 병가를 가게 한 행위는 부당한 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해경청 행동강령 위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 402@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