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돌풍을 일으켰던 단기납 종신보험(납기 기한 10년 미만)의 상품 열기가 이달 들어 잠잠하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환급률 조정과 함께 이미 지난달 상당 수의 소비자들이 가입하면서 열기도 한풀 꺾였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시장의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120%대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환급률을 상향하는 곳도 있는 반면 판매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상품을 중단하는 보험사도 있는 등 업계의 행보가 엇갈린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1일 출시한 '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의 판매를 지난 7일 중단했다. 출시 이후 일주일도 안 돼 판매가 중단된 것이다.
판매 중단 배경과 관련해 KDB생명은 명확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위험률산정 등 개정관련 작업을 거친 후 재출시한다는 계획인데, 출시일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출시 당시 화제가 됐다. 50~75세를 대상으로 하며 계약자의 병력에 상관없이 보험 가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납입기간은 5년, 7년, 10년 중 선택이 가능한데 5년 납입 상품은 5년 동안 완납 후 5년을 더 거치하면 환급률이 126.2%로 올라간다. 때문에 단기납 종신보험+납기 후 보너스+저해지 상품의 고령자 버전이라는 평가받았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판매 과열 자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KDB생명이 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가 되고 역마진 등 향후 자산건전성에 우려가 커지는 것 등을 감안해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해석했다.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판매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이달 들어 10년 시점 기준 환급률을 120%대로 일제히 낮췄다. 업계 한 관계자는 "130%나 126%나 4%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등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관심도도 예전 같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지난달 업계에서 유일하게 환급률 130%대 경쟁에서 빠졌던 삼성생명이 지난 6일부터 (10년 시점 기준)환급률을 종전 120.5%에서 123.9%로 상향했다. 삼성생명 측은 "단기 종신보험은 관련 데이터가 누적돼 있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판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시장에 니즈가 있고 회사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향후에도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에는 관리·감독을 지속해서 한다는 방침이다. 당국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와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 관리 등 측면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점검에 나섰는데 또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에 상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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