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 활발한 美는 그대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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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년간 한국 증시에서 주식수는 신규상장 등으로 2.33배 증가했지만, 미국 증시에선 활발한 자사주 소각으로 주식수가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한국 증시에서는 주당순이익(EPS)이 낮아지고 증시침체의 원인이 됐다. 반면 미국은 주식수가 거의 늘어나지 않아 기업이익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져 투자자 몫으로 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 증시 주식수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 증시 주식수는 2000년에 비해 0.12%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시 주식수는 신규 기업공개(IPO)가 있을 때마다 자연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미국은 시총 대비 3% 가량이 매년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으로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기업공개가 이뤄지는 미국 시장에서 전체 주식 수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자사주 매입·소각이 미미한 데다 유상증자, 메자닌 채권(채권으로 발행되지만 일정 조건 하에 주식으로 전환) 발행이 자주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이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구조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기존 주주들에게 수급 측면에서 악영향을 준다”면서 “메자닌 채권과 유상증자를 통해 늘어난 주식 수는 2022년 주식 수의 5%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현금이 필요할 때 유상증자나 메자닌 채권 발행이 이뤄져 EPS(주당순이익)가 하락한다. 이후 성장의 과실을 누릴 만하면 자회사 물적분할·동시상장 때문에 또다시 주가가 낮아져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을 강화시켰다. 특히 증시에서 상장만 있고 부실·좀비기업에 대한 상장폐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동성이 부족한 주식들이 세력들의 놀이터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활발한 IPO 역시 수급 측면엔 부담이다. 신성장 업종이나 벤처기업이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것은 지수 경쟁력을 높이는 측면은 있지만 시장의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에선 신규 상장 기업으로 수급이 몰리며 기존 종목들은 소외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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