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 지정제'도 효과 미미
"국내 게임사만 발목 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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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사들이 안방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게임사와 국내 게임사 간 역차별 문제 역시 K-게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게임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먹튀 게임’을 규제하고, 이를 위한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 게임사의 먹튀 예방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버섯커 키우기’는 2일 중국산 게임 중 최초로 국내 양대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동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기와 달리 버섯커 키우기는 환불 관련 논란과 이용자 소통 부재로 뭇매를 맞고 있다. 유일한 공식 소통 창구인 네이버 라운지에는 고객센터 접촉 경로 안내나 문의 접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용자들은 접속 오류로 게임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문의를 남겼으나 ‘게임 재설치’, ‘메일 접수’ 등과 같은 원론적 답변만 반복하며 불통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유료 상품 환불을 둘러싼 문의에도 영구 제재가 이뤄지는 등 미흡한 대처로 볼멘소리가 나온다.
과거에도 중국 등 해외 게임사의 무책임한 게임 운영은 도마 위에 올랐다. 2020년 중국 개발사 페이퍼게임즈는 게임 샤이닝니키에서 동북공정 논란이 일자 이용자를 조롱하다가 돌연 서비스를 중단했다. 당시 상당수 이용자가 환불을 받지 못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해외 게임사의 국내 지사 설립도 불통 문제를 야기하는데 이보다 제도적 공백이 있는 대리인 지정제는 소비자 보호 효과에 미미할 거란 비판이다.
실제로 버섯커 키우기에도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는 조이 나이스 게임즈(법인명 조이 모바일 네트워크)는 중국 게임 개발사 4399의 해외 퍼블리싱 브랜드다. 싱가포르에 설립한 별도 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4399는 국내에 한국법인을 두고 있는데 앞서 ‘4399코리아’를 통해 역사 왜곡과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부정적 이미지 탈피하고자 조이 나이스 게임즈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대리인 제도를 지정해 해외게임사에 이용자 보호의무를 지우겠다는데 사실상 제재할 수단으로는 부족하고, 유의미한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해외 게임사들은 국내에 법인, 지사 설립을 안 해도 플랫폼을 통해 운영할 수 있는 만큼 결국 구내 게임사들을 향한 규제만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임유진 기자 (newjea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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