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져 있는 평화의 소녀상의 모습.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생전에 최초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것을 기리기 위해 2012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로 정했다.[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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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대학 강단에서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경희대 교수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6일 최정식 경희대 철학과 교수를 서울북부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가 직접적으로 처벌 의사를 밝혔고 강의 녹취록 등 증거목록을 살펴본 결과 범죄 혐의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송치 이유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교수는 지난해 3월 9일 '서양철학의 기초'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언급하며 "일본군 따라가서 매춘 행위를 한 사람들", "끌려간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교수는 2022년 1학기 강의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중 다수가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성매매 여성들을 위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철학과 학생회와 동문회가 최 교수 발언에 반발했고, 경희대는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이후 최 교수가 문제가 된 발언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다.
그러나 최 교수는 지난해 1학기 또 다시 강의 도중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거짓 증언을 한 것이냐'는 학생의 질문에는 "거짓이다. 끌려간 게 아니다. 그 사람들 말 하나도 안 맞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유족의 일본 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 선고 기일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법원의 1심 각하 취소 판결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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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자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는 학교 측에 최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도 최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6) 할머니는 최 교수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자필 진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지난달 11일 최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최종 징계 수준을 결정했다. 결과는 이번주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을 끝으로 정년퇴임 하는 최 교수는 재직 중 징계를 받을 경우 명예교수 추대에서 제외한다는 학교 규정에 따라 징계 수위와 무관하게 명예교수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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