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방문 초청 예상…밀레이 대통령, 이스라엘·이탈리아도 방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과거 대선후보 시절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오는 12일 예방한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12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할 예정"이라며 "이는 이스라엘·이탈리아·바티칸 순방 일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과 밀레이 대통령의 만남은 아르헨티나에선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교황에게 '악마', '악의 축', 'X덩어리' 등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험한 말을 퍼부었던 밀레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전력 때문이다.
극단적 자유주의자를 표방하는 밀레이 대통령은, 교황이 빈민층 지원과 평등을 중요시하는 사회 정의 교리를 설파한다며 맹비난한 바 있다.
국민 90%가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아르헨티나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교황을 향한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한때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달 어조를 180도 바꿔 교황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며 "교황 성하를 고국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서한을 보냈다.
클라린과 페르필 등 현지 언론은 밀레이 대통령이 이번 접견에서도 교황의 모국 방문을 재차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과거 막말에 대한 사과의 말을 전할지도 관심사 중 하나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아르헨티나와 국제사회에서 교황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밀레이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든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하거나 유감의 뜻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에서 교황은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은 전했다. 약 1천300년만에 첫 비유럽 출신 교황을 모국에서 배출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이스라엘을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어 이탈리아를 방문해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비서실장, 디아나 몬디노 외교장관 등과 함께 출국한다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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