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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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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 미디어]브로커, G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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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브로커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상현'(송강호)과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의 '동수'(강동원). 거센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그들은 베이비 박스에 놓인 한 아기를 몰래 데려간다. 하지만 이튿날, 생각지 못하게 엄마 '소영'(이지은)이 아기 '우성'을 찾으러 돌아온다. 아기가 사라진 것을 안 소영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솔직하게 털어놓는 두 사람. 우성이를 잘 키울 적임자를 찾아 주기 위해서 그랬다는 변명이 기가 막히지만 소영은 우성이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상현, 동수와 함께하기로 한다. 한편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형사 '수진'(배두나)과 후배 '이형사'(이주영). 브로커는 이들을 현행범으로 잡고 반 년째 이어온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용히 뒤를 쫓는 이야기다. 영화에는 수진과 이형사가 상현의 차량에 GPS추적기를 설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생소했던 GPS는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스마트폰에 GPS 기능이 들어가 있다. GPS를 이용해 처음 보는 길에서도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자동차는 말할 것도 없다. 자동차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에서는 실시간으로 내 위치가 어딘지 확인된다. …서행하세요… …속도위반 단속 카메라가 있습니다…란 목소리는 이제 일상이 됐다. 과거 GPS없이 종이 지도 한 장만으로 여행 다녔던 시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GPS는 197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미 국방성이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서 만든 시스템이었다. 냉전이 끝나면서 군사용이었던 GPS는 민간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1990년대 위성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상업시장이 만들어졌다. GPS 민간 신호는 누구나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 GPS 정확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GPS 수신기는 5~10m 오차를 보인다. 3개 위성으로부터 받은 신호를 측정해 위치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방해전파를 쏜다면 해당지역에서는 GPS 신호를 받지 못한다.

세계는 GPS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더욱더 정확한 GPS 기술을 갖기 위해서다. 중국은 미국 독점체제를 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달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GPS위성 베이더우(北斗)를 약 4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 국한된 GPS서비스가 세계 전 지역으로 확대된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도 독자적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갖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운용하는 군용 또는 상업 목적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사용했지만 자국 정보보안을 위해 중국 기술로 만든 시스템 베이더우 개발에 성공했다. 베이더우는 미국 GPS, 러시아 글로나스, 유럽 갈릴레오처럼 인공위성으로 세계 어디서나 정확한 위치와 시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GPS 역기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보이지 않는 감시망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미 GPS 수신기가 있는 휴대폰 기능 중 긴급 버튼을 누르면 특정인에게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서비스도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온다면, 더욱더 GPS는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다. 우리의 공간과 시간을 모두 감시당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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