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예고했던 중국이 지난달 말부터 게임에 대해 대량으로 판호를 발급하며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국은 지난 2일 해외 게임 32종에 대한 외자판호를 발급하면서 한국 게임 3종도 포함했다. 중국이 외자판호를 발급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중국 온라인 게임 115개가 내자판호를 발급받기도 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허가권이다. 내자(중국산 게임 대상) 판호와 외자(외국산 게임 대상) 판호로 나뉜다.
이번에 포함된 한국 게임은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 △넷마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즈'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하성여용사: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판호를 발급받았다. 이미 넥슨은 지난 2017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판호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 판호는 기존에 받은 것과는 별개다. 현지 퍼블리싱은 텐센트가 맡았다.
당초 넥슨은 지난 2020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중국에 출시하기로 하고 사전예약을 진행했지만, 출시 예정일 하루 전 갑자기 서비스를 취소한 바 있다. 던전앤파이터 IP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중국이었기에, 게임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와 관련이 있다는 추정이 게임업계에서는 파다했다. 이번에 다시 한 번 판호를 받으면서 넥슨은 재차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발돋움했다.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는 자회사 하이디어가 개발한 방치형 게임이다. 지난 2021년 10월 글로벌 출시 이후 2월 현재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합산 누적 다운로드 수가 5500만건에 달한다. 2022년 11월에는 한국 게임 최초로 넷플릭스에 입점하기도 했다. 현지 퍼블리셔는 킹소프트 그룹의 산하 게임사 '킹소프트 시요'가 맞는다. 향후 네오위즈는 본격적인 중국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넷마블네오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퍼블리싱한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도 이번에 판호를 받았다. 해당 게임은 넷마블네오가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원작 제작사인 SNK로부터 지식재산권(IP)를 가져와 제작했다.
이와 관련 넷마블 측은 게임의 중국 판권은 SNK가 보유하고 있으며, 서비스는 현지 퍼블리셔인 갤럭시 매트릭스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개발 리소스를 제공하고, 기술 자문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당초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했던 중국 당국이 오히려 게임에 문호를 보다 개방하는 움직임을 취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중국 정부는 온라인 게임에 대해 일일 로그인·최초 충전·연속 충전 등으로 과금을 유도할 수 없으며 일일 지출 액수 한도도 설정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규제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할 때는 추첨 횟수·확률을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미성년자는 확률형 아이템 자체에 접근할 수 없게 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국가신문출판국에서 해당 규제안이 담긴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 초안 페이지를 홈페이지에서 아예 삭제하며 기류가 바뀌었다. 원래대로라면 전날까지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규제 시행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는데, 이날 별다른 설명 없이 게시물만 삭제된 것이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내자판호는 물론 외자판호까지 대량으로 발급하며 규제 완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발표한 이후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강해지자 결국 한 발 물러서는 움직임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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