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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요동치는 국제유가 … 엑손모빌·옥시 목표가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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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연초 이후 국제 유가가 8% 가까이 상승한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여력 확충에 나서면서 상품 시장과 증시 투자자들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XOM)과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의 버크셔해서웨이가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옥시덴털퍼트롤리엄(OXY) 실적 발표가 에너지 업종 투자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과 런던 상품거래소에서는 수요·공급 불확실성 탓에 연일 유가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시세는 전날보다 1.21% 떨어져 배럴당 75.85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거래소에서는 브렌트유 4월물이 1.56% 하락해 80.5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두 선물이 약 1.3% 동반 상승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연초에 유가 방향이 엇갈리는 이유는 수요 측면의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 중국·유럽 등 주요국 경기 침체 우려와 공급 측면의 중동 지정학 리스크,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증산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급 측면을 보면 지난달 31일 카타르 국영 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최대 해양 유전인 알샤힌(Al-Shaheen)의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만배럴 늘리기 위해 총 60억달러 규모 엔지니어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OPEC 원년 멤버로 통했던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견을 겪은 후 2019년부로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앞서 하루 전에는 사우디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가 현재 최대 지속 가능 원유 생산량을 기존 하루 1200만배럴에서 1300만배럴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은 OPEC 회원국들의 올해 1월 산유량이 하루 2663만배럴로 추산되며, 이는 직전 달보다 41만배럴 급감한 것으로 작년 7월 이후 최대 감산 폭이지만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요르단 내 미군기지 드론 공격 사태를 계기로 중동 갈등이 추가 확산되면 이에 따라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케츠 연구원은 "미국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지가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요르단 사태에 대응할 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바 있다.

유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2일 엑손모빌이 뉴욕증시 폐장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옥시덴털은 오는 14일 폐장 후 실적을 공개한다. 실적 발표에 앞서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엑손모빌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133달러에서 132달러로 소폭 낮췄다. 레이먼드제임스증권도 비슷한 이유를 들어 옥시덴털 목표가를 70달러에서 68달러로 하향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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