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자발적 매춘" 류석춘 전 교수, 1심 일부 유죄 불복해 항소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학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의 일종'이라는 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1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이 나온 것에 불복해 항소했다.

1일 뉴시스에 따르면 류 전 교수 측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명예훼손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류 전 교수는 퇴직 전인 2019년 9월 19일 강의 중 50여명의 학생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일본군에 강제로 동원당한 것처럼 증언하도록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교육했다", "정대협 임원들은 통합진보당 간부들로 북한과 연계돼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 등 발언으로 정대협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은 지난달 15일 두 개 혐의 중 정대협 임원에 대한 명예훼손만 유죄로 판단해 류 전 교수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강의 중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가 '자발적 매춘'이라는 발언은 헌법이 학문의 자유와 교수의 자유를 보호하는 취지에 비춰보면 기존 관행이나 질서에 다소 벗어나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정당한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무죄 판단했다.

하지만 정대협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정대협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허위 진술을 하라고 교육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데 진위에 대한 확인 노력 없이 진실인 것처럼 확정적이고 단정적 표현을 사용한 점, 발언의 경위나 내용, 피해 정도를 고려하면 죄질이 불량하다"고 유죄판결 했다.

검찰은 류 전 교수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법리 오해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류 교수의 발언 내용이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에 반하고 헌법상 보호되는 학문의 자유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사실적시에 해당하는 점, 여러 견해가 있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항소했다"고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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