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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선거제 개혁

민주당 결국 선거제 전당원투표 하기로…‘당심’ 앞세워 병립형 회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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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립형 회귀 땐 거대 양당 구도 고착화

제3정당, 득표율 맞는 의석수 확보 난항

지도부 정치 책임 회피 ‘꼼수’란 지적도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을 실시한 가운데, 울산 동구을 황명필, 김태선, 김종환 예비 후보(왼쪽부터)가 면접을 앞두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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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비례대표 선거제 결정을 위해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실상 병립형 비례제 회귀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도부가 ‘당심’을 내세워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전당원 투표를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선거제를 두고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병립형 비례제 회귀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당내에선 지난 대선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약속한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현행 제도에서 여당도 위성정당을 만들면 총선에 불리하기 때문에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며 선택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결국 당원의 뜻을 물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주장하는 정청래 최고위원이 최근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병립형 비례제를 놓고 전당원 투표를 치르자고 제안했다. 반면 홍익표 원내대표는 30일 CBS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결정하고 그 안을 의원총회나 전당원 투표로 추인받는 모습이 좋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당원들의 여론은 병립형 회귀가 70% 정도에 이르고 준연동형 유지는 30% 안팎이다. 이에 따라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면 병립형 회귀 가능성이 크다. 병립형 회귀시 거대 양당 구도는 더욱 고착화되고 제3정당 등 군소정당들은 득표율에 걸맞는 의석수 확보가 더 어려워지게 된다.

또 선거제를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병립형 회귀시 이재명 대표는 대선 공약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심을 핑계로 선거제 회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선거제 결정을 두고 전당원 투표를 하자는 것은 병립형 회귀 명분을 만들고 지도부의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불리한 국면에서 결정을 전당원 투표에 떠넘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해찬 전 대표 시절 민주당 지도부는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위성정당 참여 여부를 전당원 투표로 결정했다. 당시에도 ‘꼼수 위성정당’ 논란의 책임을 당원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 시절인 2020년 11월에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생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후보 공천 여부를 전당원 투표로 정했다. 당 소속 정치인의 귀책사유로 생긴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규정하는 당헌을 우회하기 위한 조처였다.

다만 당원들에게 물을 선택지는 세 개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안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외에도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수정 대안’ 역시 거론되고 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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