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외교책사 방콕서 회동…북한문제 포함 지역·국제 현안 논의
30일 마약대응협의체 출범, 봄엔 AI 대화…'상황관리' 기조 유지
설리번(좌)과 왕이 |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중 정상의 외교책사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외교부장 겸임)이 26∼2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만나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역 현안과 양자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작년 11월 미중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회동했으며, 대만 해협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북한, 남중국해, 미얀마 문제를 포함한 국제 및 지역 현안들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두 사람이 양국 관계의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고 성과가 풍부한 전략적 소통을 했다고 소개하고,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발표 내용으로 미뤄 양측은 중러 군사협력,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수중 핵무기 체계 시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강도 대남 강경 입장 표명 등에 대해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양측은 지난 13일 독립 지향적인 민진당(현 여당)의 라이칭더 후보 승리로 끝난 대만 총통 선거 이후 대만해협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반면 왕이 정치국원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대만 지역 선거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왕 정치국원은 이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가장 큰 위험은 '대만 독립'이고, 미중관계의 가장 큰 도전도 '대만 독립'"이라며 "미국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3개의 중미 공동 성명(수교 성명 등)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양국 군 당국 간 소통 재개를 포함해 작년 11월 정상회담 이후 미중관계 진전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주고 받았다.
또 다가오는 봄에 인공지능(AI) 관련 미중대화를 개최하는 계획과 오는 30일 미중 마약 대응 워킹그룹 출범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고 있지만, 양국은 갈등이나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아울러 양측은 이 전략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통화를 포함해 미중 간 주요 분야에서 추가적인 고위급 외교와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부연했다.
왕 정치국원은 "올해는 중미 수교 45주년"이라며 "이견을 돌출시킬 것이 아니라 구동존이(求同存異·일치를 추구하되 서로 다른 점은 그대로 두는 것)해야 한다"며 "상대의 핵심 이익을 해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측은 국가안보와 경제 활동 사이의 경계에 대해 진일보한 토론을 진행하는 데 동의했다고 신화통신은 소개했다.
설리번과 왕이는 작년 5월과 9월 각각 오스트리아 빈과 몰타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는 등 미중관계의 고비 때 만나 돌파구를 모색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두 사람의 이번 회동은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미국 대선(11월5일)이 치러지는 올해 미중관계의 '상황 관리' 기조를 유지하려는 모색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작년 11월 미국서 만난 바이든과 시진핑 |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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