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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맨얼굴로 타도 걱정 없다"…기사님은 왜 '뷰티 택시' 만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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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딱 1대 있다는 신기한 택시가 있습니다.

맨얼굴로 타도 걱정 없다는 이른바 '뷰티 택시'인데요.

고데기부터 화장품까지 없는 게 없다고 합니다.

[안성우/대전 뷰티택시 기사 : 반갑습니다. 뷰티택시입니다.]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거울, 고데기, 립밤 고무줄, 실핀, 크림, 꼬리빗, 핸드크림 정말 없는 게 없었습니다.

[안성우/대전 뷰티택시 기사 : 이거 손님들 다들 쓰시라고 준비해 둔 거니까요. 부담 없이 쓰시면 됩니다.]

[이지/스브스뉴스 조연출 : 이거 쓰다가 그냥 막 일회용품 아닌 거 가져가는 분은 없으세요?]

[안성우/대전 뷰티택시 기사 : 걱정해 주시는 분만 많아요. 제 기억으로는 없어요. 설령 있다고 해도 기억하지 않고.]

이 택시에 탄 승객들은 여기 있는 모든 물품들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안성우/대전 뷰티택시 기사 : 아, 제가 손님의 얼굴을 안 봐요. 룸미러에서 제 얼굴 안보이잖아요. 일부러 이렇게 해 놓은 거거든요 손님 얼굴을 보지 않기 위해서. 화장하고 있는 순간 눈 마주쳐 보세요, 얼마나 서로 민망한지….]

편하게 화장하라는 기사님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물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다 고정되어 있거나 면봉이 분리되어 있는 등 안전과 위생에 신경 쓰신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기사님은 왜 뷰티택시를 만든 걸까요?

[안성우/대전 뷰티택시 기사 : 택시를 하면서 제일 힘든 게 그거예요. 손님이 미터기 쳐다보고 있는 거. 기운이 오잖아요. '아 돈 아깝다', '돈 괜히 쓰고 있다', '비싸다' 요금 올라가는 거 눈에 보이잖아요. 내가 심장이 떨리는데 손님은 오죽하겠어요. 제 값을 해야겠다. 손님께서 이 택시 요금이 아깝지 않다 그런 마음이 들려면 방법이 뭘까.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피규어 캐릭터 철부지여서 저도 아직까지도 그래요. 그걸로 차를 치장해 놓고 뭐 하면 어떨까 해가지고 생각하다가 제 딸한테 물어봤거든요. 딸이 그러는 거예요. 제발 좀 그러지 말라고, 택시는 영업공간인데 왜 택시기사 취미생활을 영업공간에서 하려고 하느냐고. 딸 얘기를 듣고 보니까 뼈 때리는 거예요. 딸이 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자기도) 택시에서 화장을 하는데 택시기사한테 눈치 보인다는 거예요. 그런데 아예 대놓고 택시에서 손님이 화장하는 걸 도와줄 수 있는 그런 택시가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했죠.)]

한평생 화장품이란 건 써보지 않아서 화장품 공부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안성우/대전 뷰티택시 기사 : 생소한 언어. 고시보다 더 어려워. 남자가 화장품을 공부한다는 게. 뭐 아이브로우, 아이라이너, 아이섀도우. 여행사에서 한 20년 넘게 근무했었고 퇴직하고 여행사 직원의 모든 것은 손님의 만족에 맞춰지거든요. 이 손님 어떻게 만족시킬까. 20년 근무하면서 내 몸에 쌓여있던 뭔가가 (이렇게) 만들었지 않았나 싶어요. 요즘에는 (손님들의 반응을) 제가 구경하게 되는. '꿈을 꾸고 있나' 이런 생각도 들고 즐거워요.]

뷰티택시를 운전할 때면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기사님.

만나서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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